2026년 보험업계는 성장 둔화와 규제 강화라는 이중 압박 속에서 경영 전략 재정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보험사들은 내년 도입 예정인 기본자본 중심 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해 자본 건전성을 강화하는 한편, 금융당국의 손해율·사업비 예실차 가이드라인에 맞춰 비용 구조와 영업 전략도 재점검해야 한다. 여기에 IFRS17 체제에서 보험계약마진(CSM) 확보 경쟁까지 격화되면서 보험사 간 전략 차별화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주요 보험사들의 대응 전략과 향후 과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SGI서울보증(서울보증보험)이 랜섬웨어 사태 이후 무너진 신뢰 회복과 수익성 반등을 동시에 겨냥한 '체질 개선'에 나섰다. 정성적 목표에 그치지 않고 총자산영업이익률(ROA)을 성과지표로 전면 도입하며 수익성 관리까지 정면으로 끌어올린 점이 특징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2026년 경영목표로 ▲견고한 신뢰 구축 ▲핵심경쟁력 확충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제시하고, 기업 및 사업부 평가 지표에 ROA를 명시했다. 신뢰 회복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투트랙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기조는 지난해 발생한 랜섬웨어 해킹 사고의 후폭풍과 맞닿아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해킹그룹 '건라(Gunra)' 공격으로 전산망이 마비되며 대외 신인도에 타격을 입었고, 내부 시스템 복구에만 6개월이 소요되는 등 위기 대응 역량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여기에 고객 정보 유출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되지만 금융당국의 제재가 예고된 만큼, 이번 사태가 적지 않은 경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서울보증보험은 올해 초 정보보호본부를 대표이사 직속으로 격상하고 외부 보안 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재발 방지에 나섰다. 정보보호본부 컨트롤타워로는 삼성화재 IT보안파트장 출신 조기준 상무를 임명했다. 조 상무는 정보보호본부장(CISO)직을 수행하며 서울보증보험의 보안 체계 점검, 보강 작업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눈에 띄는 변화는 ROA 도입이다. ROA는 기업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굴려 영업이익을 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자산 운용 효율성과 수익 창출력을 동시에 압박하는 지표를 전면에 내세우며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의 전환을 선언한 셈이다.
실제 서울보증보험의 수익성은 최근 크게 흔들렸다. 2023년 6%에 달했던 ROA는 2024년 3%로 급락한 뒤 지난해 4%로 일부 회복했지만, 여전히 과거 대비 정상화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는 영업이익 감소 영향이 컸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191억원에서 2744억원으로 급감한 뒤 3713억원으로 반등했으며, 자산 규모는 2023년 9조980억원, 2024년 9조3029억원, 2025년 9조3738억원으로 9조원대 초중반에서 정체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수익성 개선을 위한 보험 본업 체력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지목된다. 실제 서울보증보험의 보험손익은 IFRS17 도입 첫 해인 2023년 3817억원에서 2024년 1462억원으로 1년 새 62% 급감해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2511억원의 보험손익을 거두며 반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예년 수준을 밑도는 실정이다.
특히 손해율 상승이 부담이다. 서울보증보험의 경과손해율은 2023년 67.5%에서 2024년 79.1%로 1년 새 크게 상승한 이후 70% 중후반대에서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도 76.4%를 기록했는데, 이는 서울보증보험의 보험료 수입 70% 이상이 보험금 지급에 쓰이고 있다는 의미와 같다.
이는 경기 둔화로 차주의 상환 능력이 약화되면서 대위변제가 늘어난 영향이다. 신용보증보험 특성상 경기 민감도가 높다는 구조적 한계가 다시 부각되는 대목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올 한 해 보험손익 개선과 함께 글로벌 사업을 통한 수익원 다각화를 동시에 꾀한다는 방침이다. 해외사업은 중동보험관리법인과 베트남 하노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 주요 거점을 통해 현지 보증보험 및 재보험 시장을 공략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서울보증보험이 해외에서 거둬들인 보험수익은 1054억원으로, 전년 991억원 대비 6% 증가했다.
최근 들어 서울보증보험의 글로벌 사업 육성 움직임도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서울보증보험은 2022년 중동법인 설립에 이어 2024년 조직 내 해외 원보험 영업 전담부서를 신설하기도 했다. 각 거점마다 수익화가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나서는 등 글로벌 볼륨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서울보증보험 관계자는 "영업 채널과 리스크 관리체계 전문성을 높이고 고객·시장의 요구에 맞춰 상품성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사업 리스크 확대 가능성을 철저히 모니터링 중으로, 현지 법인과의 협업은 차질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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