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NHN이 추진해온 음원 플랫폼 자회사 NHN벅스 매각이 최종 무산됐다. 인수자가 잔금을 납입하지 않으면서다. 11년 만에 새 주인을 찾는 거래였으나 결국 원점으로 돌아갔다.
NHN벅스는 지난 27일 공시를 통해 양수인인 NDT엔지니어링 외 3인이 잔금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주식 양수도 계약을 해제했다고 밝혔다.
앞서 NHN은 올 1월 15일 보유 중인 NHN벅스 지분 45.26%(671만1020주)를 NDT엔지니어링 외 3인에게 347억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NDT엔지니어링이 전략적투자자(SI)로 나서고 투자조합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는 구조였다. 주당 거래 가격은 5170원이며 거래가 완료될 경우 NHN벅스의 최대주주는 NHN에서 NDT엔지니어링으로 변경될 예정이었다.
인수자 측은 당초 납입 기한이었던 이달 9일까지 잔금 312억3000만원을 납입하지 않았다. NHN은 거래 종결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하는 한편 납입 기한을 26일로 한 차례 연장하며 거래 성사를 모색했으나 끝내 잔금이 입금되지 않았다. 양측은 매각 이후 절차를 두고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전해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NHN은 27일 양수인에게 계약 해제 통지 공문을 발송하며 거래 종결을 공식화했다.
거래 성사 여부에 대한 시장의 시선은 처음부터 의아하다는 평가가 끊이지 않았다. NDT엔지니어링은 비파괴검사 설비를 제작하는 제조업체로 음원 플랫폼 운영사인 NHN벅스와 사업 영역이 전혀 겹치지 않는다. NDT엔지니어링이 13.96%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구조임에도 인수 후 어떤 방식으로 사업 가치를 끌어올릴지 납득할 만한 그림이 제시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NDT엔지니어링의 재무 상황을 들여다보면 거래 무산은 예고된 수순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NDT엔지니어링의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NDT엔지니어링의 2024년 말 기준 부채총계는 1121억원으로 자산총계(996억원)를 웃돈다. 자본총계는 -125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57억원에 달하는 반면 영업손실은 34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당기순이익 13억원은 유형자산 처분에 따른 일회성 이익(157억원)에 기댄 결과다. 잔금 312억3000만원을 조달할 재무적 여력이 처음부터 충분하지 않았던 셈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다.
매각이 무산되면서 NHN은 벅스 처리 방향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NHN 관계자는 "매수인 측의 잔금 지급 미이행으로 인해 주식 양수도 계약이 해제됐다"며 "벅스의 사업 경쟁력과 밸류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벅스를 둘러싼 사업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국내 음원 시장은 유튜브 뮤직 등 글로벌 플랫폼과의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NHN벅스의 매출은 2023년 568억원에서 2024년 521억원, 지난해 449억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8억원, 3억원에서 지난해 7억원 영업손실로 돌아서며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이번 매각 무산은 NHN이 2022년부터 이어온 계열사 구조조정 전략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NHN은 계열사 수를 2021년 86개에서 지난해 60개까지 줄이는 '선택과 집중' 기조를 이어왔으며 NHN벅스 매각은 그 연장선에 있었다. 다만 이번 계약 무산으로 재매각 여부와 시기, 방식이 모두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새로운 인수자를 탐색하는 방안을 포함해 전면적인 전략 재검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NDT엔지니어링의 재무 구조상 잔금 조달이 애초에 쉽지 않았던 데다 거래 초기부터 인수자의 자금 여력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던 만큼 이번 무산이 예상 밖의 결과로 보이진 않는다"며 "벅스 역시 음원 유통을 기반으로 한 일정 수준의 수익 구조는 갖추고 있어 매물로서 완전히 매력이 없는 자산은 아니지만 스트리밍 시장 내 입지가 약해진 상황이라 새 인수자를 찾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