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씨티알모빌리티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외형 성장을 이뤄냈지만 시가총액은 400억원대로 추락하면서 코스피 퇴출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의 소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근 금융당국이 상장폐지 시총 기준을 대폭 강화한 것이 원인이다.
◆ 역대급 매출…전기차 캐즘 완화·하이브리드 수요 급증 결과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씨티알모빌리티의 지난해 매출은 4615억원으로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이 같은 매출 성적은 1994년 법인 출범 이후 역대 최대다. 1952년 자동차 부품 판매점이던 신라상회를 뿌리로 둔 씨티알모빌리티는 1994년 삼진정기라는 사명으로 설립됐다. 회사가 처음으로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2003년 말 기준 연간 매출은 330억원이었으며, 연평균 14.5%의 성장세를 보였다.
씨티알모빌리티는 글로벌 전기차 판매가 본격화된 2022년 처음으로 연간 매출 4000억원을 돌파했는데, 현가부품의 납품 성과가 주효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예컨대 씨티알모빌리티의 현가부품 매출은 2022년 1535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회사는 전기 신호로 조향과 제동을 정밀 제어하는 부품인 볼스크류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하며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에 해당 부품을 납품했다. 컨트롤 암과 액슬 등 역시 차량 무게를 지탱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내구성과 직접적인 연관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현가부품 중심의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올 1분기 씨티알모빌리티의 현가부품 매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처음으로 40%를 넘겼다. 그동안 극심하던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수요 둔화)이 기저효과 등으로 일부 완화되면서 신차 효과가 반영된 덕분이다. 올 들어 3월까지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한 8만7665대를 기록했다.
여기에 더해 하이브리드(HEV) 중심 친환경차 시장 팽창 역시 수혜로 작용했다. 씨티알모빌리티 매출의 약 65%를 차지하는 구동부품은 전기차 전환이 가팔라질수록 수요가 급감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으로 로터샤프트는 내연기관 변속기나 엔진 구동계의 모터 축이며, 프로펠라샤프트와 이너레이스 등은 내연기관 후륜구동 차량에서 엔진 동력을 전달하거나 차단하는 부품이기 때문이다.
씨티알모빌리티는 순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가 시장을 양분하는 과도기가 이어지면서 실적 호조를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올 1분기 국내 친환경차 총 판매량이 37.1% 늘어난 23만1585대, HEV가 7.1% 불어난 13만9473대로 집계된 점은 이를 뒷받침한다.
◆ '테슬라 관련주' 주가 급등 후 우하향…시총 9분의1 토막
눈길을 끄는 대목은 따로 있다. 씨티알모빌리티의 외형 확대와 반대로 주가는 지속적으로 우하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회사가 2019년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당시 공모가는 6000원이었다. 당시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에서 862.63 :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데 이어, 일반 청약 경쟁률이 580.5 : 1에 달하면서 '기대주'로 꼽혔다.
씨티알모빌리티는 테슬라 관련주로 묶인 덕분에 상장 초반부터 강한 상승세를 보였으며, 공모 후 약 3개월 만인 2020년 2월12일 주가는 4만29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천천히 내리막을 탄 주가는 2024년 3월 1만원 선이 무너졌고, 현재 4600원대 안팎에서 횡보 중이다. 그 결과 한때 3700억원에 육박하던 시가총액은 현재 4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더 큰 문제는 씨티알모빌리티의 주가를 반등시킬 모멘텀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주주친화 정책의 부재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회사가 상장 이후 단 한 차례도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은 단적인 사례다. 비상장사 시절이던 2017년 주당 500원 총 3억1500만원을 지급한 게 마지막이다.
씨티알모빌리티는 명문화된 배당 정책도 수립하지 않은 상태다. 회사 측은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회사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투자 및 주주가치 제고, 경영 환경 등을 고려해 배당을 결정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씨티알모빌리티는 올 1분기 말 연결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기타유동자산 포함)이 147억원, 이익잉여금 379억원으로 나타났다. 배당여력은 있지만 씨티알모빌리티가 2023년부터 3년 연속 순손실을 내고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 코스피 시총 기준 '엄격'…내년까지 500억 안착 못하면 '퇴출'
금융당국이 시총 미달 기업에 대해 강도 높은 기준을 적용한다는 점은 씨티알모빌리티의 가장 큰 리스크다. 당초 금융위원회는 현재 200억원인 코스피 유지 시총 요건을 내년 300억원, 2028년 500억원으로 단계적 상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총 기준 올 하반기 300억원, 내년 500억원으로 상향 일정을 앞당겼다.
퇴출 세부 요건은 한층 강화됐다. 기존에는 시총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후 90거래일 동안 '연속 10거래일 혹은 누적 30거래일'만 기준을 웃돌면 상장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관리종목 지정 후 90거래일 이내에 '연속 45거래일' 이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즉시 상폐된다.
씨티알모빌리티의 18일 종가(4665원) 기준 시총은 402억원이다. 현재 시총 기준으로는 올해 7월 적용되는 300억원 기준선을 간신히 넘길 수 있다. 하지만 주가 반등 재료가 마땅치 않은 상황인 만큼 내년부터 시행되는 시총 미달 기업 퇴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한편 딜사이트는 배당 계획과 주가 부양책 등에 대해 질의하기 위해 씨티알모빌리티 측에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입장을 확인할 수 없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