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태은 기자] 국내 우유 소비 감소와 시장 개방 압박 속에서 서울우유협동조합(서울우유)이 해외 수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중국 중심이던 수출 지역을 동남아시아까지 넓혀 지난해보다 약 2배 늘어난 수출 실적을 내겠다는 목표다. 다만 현재 전체 매출 대비 수출 비중이 채 1%에도 못 미치는 데다 유통·검역 장벽과 국내 원유가격 부담 등이 겹치면서 단기간 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진섭 서울우유협동조합 조합장은 지난해 창립 88주년 미래 성장 전략에서 미국·동남아 시장 공략을 통해 2026년 수출액 1000만달러(140억원)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국내 우유 소비 둔화와 시장 개방 확대에 대응해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서울우유의 해외 수출 규모는 국내 매출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선 데 반해 해외 매출은 2024년 60억원대, 2025년 75억원대에 그치고 있다. 2024년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9% 이상, 2025년은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나는 등 증가세는 가파르지만 해외 사업 비중 자체가 크지 않았던 만큼 절대적인 수출 규모는 아직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서울우유의 해외 사업 취약성은 더욱 도드라진다. 지난해 서울우유의 해외 매출은 약 75억원으로 전체 매출 2조1008억원에서 약 0.36% 차지하는 데 그쳤다. 반면 매일유업은 전체 매출 1조8435억원 중 수출이 924억원(약 5%), 남양유업은 전체 매출 9141억원 중 396억원(약 4.3%)로 규모와 비중 모두 서울우유를 크게 웃돌고 있다.
지난해 기준 서울우유의 수출국가는 15개국이지만 미국과 중국 비중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국가별 수출 품목을 보면 미국에는 가공 멸균우유와 냉동 베이커리 완제품, 중국에는 멸균유와 살균유, 캐나다에는 가공 멸균우유를 수출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치즈류와 음료 제품 등을 중심으로 판매 중이다.
서울우유는 'K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워 높은 가격에 대한 소비자 저항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단기간 내 2배 이상 성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수출 목표로 잡은 140억원이라는 수치가 전년 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데다 조합원 원유 처리가 우선인 협동조합 구조상 흰우유 중심 포트폴리오는 수출 과정에서 제약이 크다는 점에서다.
특히 살균유 유통의 물리적 한계는 서울우유의 해외 수출 확대에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되고 있다. 서울우유의 핵심 경쟁력은 '나100%', 'A2+' 등 신선 살균유 제품이지만 짧은 유통기한과 높은 콜드체인 비용 부담으로 해외 수출에서는 약점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재 살균유 수출 역시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에 한정돼 있다.
까다로운 위생·검역 기준도 서울우유의 해외 진출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흰우유는 보건·전염병 문제와 직결된 동물성 단백질 제품인 만큼 수입국의 검역 기준이 엄격한 편이다. 실제 말레이시아 수출의 경우 할랄 인증과 수출업체 검역·위생 등록, 양국간 검역증명서 서식 협의 등이 완료된 이후에야 실질적인 수출이 가능해졌다.
높은 원유가격 역시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2024년 기준 한국의 원유 가격은 리터당 1246원으로 미국 약 629원, 폴란드 약 744원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높아진 K푸드 위상에 맞춰 프리미엄 전략을 적용하더라도 모든 제품을 프리미엄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또 가격 경쟁력에서 제약이 뚜렷한 만큼 활용 가능한 시장과 사용처 역시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우유는 이에 대해 수출국 다변화를 통해 활로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창립 88주년 미래 성장 전략에서 제시한 미국·동남아 시장 확대에 더해 대만과 중동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해외시장에서도 적극적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있고 브랜드를 알리는 것에 노력하고 있다"며 "아직은 크지 않지만 점점 수출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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