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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로보틱스, 프리IPO…"나스닥 상장 시동"
실리콘밸리(미국)=이세연 기자
2026.03.27 07:04:10
'피지컬 AI' 청사진…모델은 자체 개발보다 협업 중심
이 기사는 2026년 03월 27일 06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정우 베어로보틱스 대표는 지난 17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본사에서 딜사이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이세연 기자)

[실리콘밸리(미국)=이세연 기자] "현재 베어로보틱스는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IPO) 라운드에 돌입했습니다. 이번 펀딩으로 조달한 자금은 로봇 연구개발(R&D) 투자에 사용할 계획입니다."


하정우 베어로보틱스 대표는 지난 17일(현지 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본사에서 딜사이트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서빙 로봇에서 산업용 로봇, 나아가 피지컬 AI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가운데, 본격적인 상장 절차를 앞두고 진행하는 투자 유치다.


회사는 나스닥 증시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리IPO가 마무리되면 상장 작업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구체적인 시점은 검토 중이다. 하 대표는 "상장 전 베어로보틱스에 투자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미소를 보였다.


베어로보틱스는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 하정우 대표가 외식업 경험을 계기로 창업한 자율주행 로봇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이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 20여개국에 약 2만대의 자율주행로봇(AMR)을 공급, 5000곳이 넘는 현장에서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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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대표는 처음부터 로봇 회사 설립을 염두에 둔 건 아니었다. 과거 부업으로 순두부 가게를 운영하며 서빙 인력의 열악한 근무 환경을 직접 체감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는 반복 업무를 로봇으로 대체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했고, 2016년 자율주행 기반 서빙 로봇 '페니'의 프로토타입을 완성했다.


이후 매장 한편에 가벽을 설치해 테스트 공간을 마련한 뒤, 페니를 실제 서빙 현장에 적용하고 피드백을 즉각 반영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페니 도입으로 매출이 기존 대비 약 30% 증가하면서 사업 가능성을 확인, 이듬해 베어로보틱스를 설립하게 됐다.


하 대표는 "저를 포함해 구글 등 빅테크 출신 엔지니어들이 많다. 사실상 지구 단위의 소프트웨어 서비스 운영을 하던 사람들이라, 우리 로봇 기술에 스케일러블한 아키텍처를 자연스럽게 녹여냈다"고 말했다. 이어 "서빙 로봇 시장 초기에는 각사 제품이 외형만 다르고 기능은 대체로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며 "우리는 실제 현장에서 안정성을 갖추며 점차 차별화된 성능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베어로보틱스는 2020년 첫 번째 양산 모델인 서비(servi)를 선보였다. 자율주행과 센싱 등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집약한 제품이다. 라이다(LiDAR) 센서와 3D 카메라, 지능형 매핑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센서 융합 기술로 사람과 장애물을 센티미터 단위로 인식한다. 출시 1년 만에 누적 주행거리 5만km를 넘어서는 등 현장에서 성능을 빠르게 입증했다.


식당이라는 일상 공간에 활용되는 특성상 B2B·B2C 전반으로 수요가 늘었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뒤따랐다. 베어로보틱스는 씨드부터 시리즈A·B·C까지 누적 224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주요 투자자 중 하나였던 롯데그룹은 계열사 레스토랑에 베어로보틱스의 제품을 실제 도입하기도 했다.


베어로보틱스 미국 실리콘밸리 본사 회의실 전경. 하정우 대표가 과거 운영했던 한식당이자 베어로보틱스 창업의 출발점이 된 '강남순두부(Kangnam Tofu)'가 회의실 문에 적혀 있다. (사진=이세연 기자)

특히 LG전자는 베어로보틱스를 단순 재무적 투자 대상이 아닌 전략적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 자사 로봇 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목적이 크다. LG전자는 시리즈C에 단독 참여한 이후 약 2580억원을 추가 투입해 경영권을 확보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시리즈C 기준 베어로보틱스의 기업가치는 7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됐다.


회사 측은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동력으로 군집 제어 기술을 강조한다. 다수의 로봇이 동시에 작업을 수행하며 역할을 분담하는 멀티 로봇 운영 시스템으로, 한 공간에 최대 1000여대의 로봇 트래픽을 관리한다. LG전자 역시 이 점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 대표는 "우리는 일반 주행도 잘하지만, 차별점은 군집 제어 기술에 있다. 여러 로봇을 동시에 돌릴 때 중앙 서버에서 교통을 정리해준다"고 전했다.


통상 이러한 기능은 플릿 매니지먼트 시스템(FMS)을 통해 구현된다. 여러 장비를 사물인터넷(IoT)과 소프트웨어로 연결해 원격으로 관리·제어하는 방식이다. 베어로보틱스는 별도의 FMS 없이도 로봇 간 통신을 통해 자체적으로 동선 조율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 대표는 "각 로봇이 자체 지능을 바탕으로 역할을 나누고 협동한다. 9년 넘게 발전시켜온 기술"이라며 "군집 로봇 기술을 이 수준까지 끌어올린 사례는 많지 않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도 확대되고 있다. 베어로보틱스는 서빙 로봇을 시작으로 호스피탈리티 영역을 거쳐 산업용 자율이동로봇(AMR) 시장까지 진출했다. 현재 매출 비중은 서빙 로봇이 가장 크지만, 산업용 AMR 도입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그는 "산업용 로봇은 반도체 공장 등 다양한 생산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며 "예컨대 로봇이 클린룸을 오갈 때 혼자 에어샤워를 거쳐 이동한다"고 설명했다.


하 대표는 나아가 '피지컬 AI'라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다수의 로봇 기업들이 현장과 동떨어진 기술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축적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접근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번 프리IPO를 통해 유치한 자금 역시 피지컬 AI 시대를 준비하는 데 일부 활용될 전망이다.


그는 "이제 데모 중심의 '신기한' 로봇에 대한 관심은 점차 줄어드는 분위기다.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단계"라며 "베어로보틱스는 굉장히 현장감 있는 회사다. 창업도 식당에서 시작했고, 산업용 로봇 사업을 추진하며 수많은 공장과 물류창고를 직접 다녔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기존 방식으로는 풀기 어려웠던 문제들을 AI를 통해 해결하는 케이스를 다수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피지컬 AI를 제대로 구현하려면 실제 환경에서 확보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대형언어모델(LLM)은 웹 기반 자료로 학습할 수 있지만, 물리적 공간 정보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하 대표는 "우리는 다양한 현장에서 로봇을 운영해 온 만큼 데이터 수집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며 "다만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체 모델을 개발하기보다는, 모델을 잘 만드는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피지컬 AI 시대를 준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피지컬 AI 사업화와 관련해) 구체적인 방향성을 잡았다"며 "피지컬 AI라고 하면 흔히 픽앤플레이스 형태의 로봇 팔을 떠올리지만, 우리는 팔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다. 관련 로드맵은 순차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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