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LG전자가 인공지능(AI) 기반 상업용 자율주행로봇 기업인 베어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기업결합 절차에 본격 돌입했다. 베어로보틱스에 상업용 로봇 사업을 이전할 방침으로, 기존에 담당하던 조직과 인력을 재배치하는 작업도 추진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달 3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베어로보틱스와의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다. 규정상 기업결합 심사 기간은 신고일로부터 30일이며, 필요한 경우 90일까지 연장할 수 있다. 자료 보정 기간은 제외하기 때문에 실제 심사 기간은 120일을 초과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늦어도 오는 6월 중에는 승인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번 기업결합 신고는 공정거래법상 '주식 취득·소유' 유형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난달 22일 이사회에서 베어로보틱스의 30% 지분을 추가 인수하는 콜옵션 행사를 의결했다. 이는 지난해 3월 베어로보틱스 지분 21%를 취득하며 맺은 콜옵션 계약을 바탕으로 한 결정이다. 이번 콜옵션 행사로 LG전자의 베어로보틱스 지분은 총 51%로 확대된다.
LG전자는 베어로보틱스의 경영권을 확보해 자회사로 편입해 자사의 상업용 로봇 브랜드인 '클로이' 사업 전부를 베어로보틱스에 이전할 계획이다. 또 하정우 베어로보틱스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주요 경영진도 유임하는 한편, LG전자에서도 베어로보틱스 이사회 멤버로 참여해 상업용 로봇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 심사에서 LG전자가 베어로보틱스를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발생 가능한 시장 경쟁 제한성을 중점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심사 과정에서는 기업결합 이후 시장 집중도가 얼마나 변화하는지, 경쟁사업자 간 경쟁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지, 신규 사업자들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확보되는지 등을 면밀히 분석한다.
베어로보틱스는 2017년 미국 실리콘벨리에서 설립된 AI 기반 상업용 자율주행로봇 기업이다. 로봇 소프트웨어(SW) 플랫폼 구축, 다수 로봇을 최적화한 경로로 움직이는 군집제어 기술, 클라우드 관제 솔루션 등 분야에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 제품은 자율주행 서빙 로봇인 '서비' 시리즈로, 한국과 미국 등 국내외 외식업계에 공급하고 있다.
LG전자는 상업용 로봇 사업을 베어로보틱스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조직과 인력 재배치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관련 부서의 이동 계획을 마련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동의 절차도 추진 중이다. 제품 라인업 조정도 병행될 전망이다. 양사가 각각 보유하고 있던 로봇 제품군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중복되는 모델이나 사업성이 낮은 제품은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결합 심사는 법적으로 한 달 이내에 완료해야 하지만 심사의 유형에 따라 보름에서 한 달 정도 걸린다"며 "자료 보완 요구가 많을 경우에는 몇 달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이 지분을 확보하는 과정 자체보다는 인수 후 시장 내 경쟁 구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가 기업결합 심사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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