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지혜 기자] HB저축은행이 2년 연속 적자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해의 경우 순손실 규모가 줄었지만 여전히 100억원대 적자를 이어갔다. 대출채권 축소 영향에 이자이익이 급감한 점이 실적 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다만 건전성 지표는 다소 개선되는 추세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HB저축은행은 지난해 32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순손실 규모인 824억원 대비로는 60.5% 줄어든 규모다. 

HB저축은행은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2018년까지 매년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다 2019년 흑자전환에 성공해 2022년까지 순이익 기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고금리 기조 및 경기침체 여파로 2023년부터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2023년 적자는 급격히 늘어난 대손충당금 부담 탓이다. 당시 HB저축은행이 적립한 대손충당금은 전년대비 142.6% 증가한 110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407억원으로 크게 줄었지만 업무이익(충당금 적립전 이익)이 급감하면서 적자를 면하는데는 실패했다. 지난해 HB저축은행의 업무이익은 62억원으로 전년대비 80.9% 감소했다.

이자이익은 지난해 376억원으로 전년대비 8.5% 감소했다. 이자이익 감소는 대출자산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HB저축은행 대출채권은 전년대비 6.2% 감소한 8264억원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부동산담보대출은 24.5% 감소한 2892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존 219억원이었던 유가증권 담보대출은 모두 털어냈고 기타 담보대출도 전년대비 39.3% 줄였다. 

건전성 지표는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 HB저축은행의 지난해 연체율은 9.74%로 전년대비 0.78%포인트 낮아졌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78%포인트 내린 11.62%를 나타냈다. 

부동산 관련 대출의 상매각은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HB저축은행이 부동산 시장의 변동폭이 크지 않은 서울을 영업권으로 두고 있는 만큼 관련 대출의 익스포저가 높지 않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부동산 업종 대출액은 전년 대비 소폭(1.3%) 줄어든 2863억원을 기록했다. HB저축은행의 경우 관련 대출의 대부분이 부동산(1199억원) 사업에 집중돼 있는 데다 부실화 위험이 높은 PF(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의 경우 772억원 수준에 그친다.  

HB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 4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1.39%로 전년(13.26%) 대비 하락했다. 보완자본인 300억원 규모 후순위 채권이 해소되면서 전체 자기자본이 줄어든 영향이다. 

HB홀딩스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HB저축은행의 최대주주는 기존 ES큐브에서 HB홀딩스로 변경됐다. 지난해말 기준 HB저축은행의 HB홀딩스 지분은 58.95%, ES큐브는 38.57%로 나타났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양은혁 한빛자산관리대부 회장이 보유한 복잡한 지분에 얽혀 있어 HB저축은행의 지배구조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