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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저축銀 M&A 길 열리나…잠재적 인수자·매물은
주명호 기자
2024.06.11 08:00:21
규제 풀어 정상 저축은행 매각 가능 전망…수도권 중소형 알짜 매물 관심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7일 15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오랫동안 막혀 있던 저축은행업계의 자체적인 인수합병(M&A) 길이 열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그동안 원칙적으로 불허해 온 수도권(서울 및 인천·경기) 저축은행에 대한 M&A를 가능케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다. 이는 비수도권과 달리 수도권 저축은행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의 이같은 파격적인 규제 완화는 급격히 악화된 경영환경 탓이다. 고금리 환경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까지 겹치며 저축은행 부실화 우려가 커진 만큼 규제 장벽을 치워서라도 선제적 구조조정을 유도하겠다는 셈법이다. 시기를 놓쳐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불가피한 구조조정으로 흘러갈 경우 제2의 저축은행 사태처럼 비칠 수도 있다.


규제 완화가 이뤄지면 우리금융지주를 비롯한 금융지주 계열 대주주들이 매수자로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방 거점 저축은행을 보유한 비금융 계열 대주주 역시 수도권 진출 및 영업력 확대를 위해 움직일 수 있다. 부실 우려 가능성이 있는 곳보다 상대적으로 우량한 중소형급 저축은행이 M&A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금융위원회. (제공=금융위원회)

◆금융당국 "규제로 수도권 매수 못하는 일 없도록 할 것"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수도권 저축은행에 대한 M&A 규제 완화를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방 저축은행보다 수도권 저축은행에 관심이 많은 상황"이라며 "희망자가 수도권 저축은행을 매수하거나 합병할 방안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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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영업구역이 확대되는 수도권 저축은행 합병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인수의 경우에도 수도권 영업구역을 지녔다면 대주주는 2개의 저축은행까지만 지배할 수 있다. 다만 부실우려가 있는 저축은행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수도권에서 추가로 인수·합병이 가능하다.  


금융당국이 우선 들여다보는 부분은 예외조항이다. 현재 부실우려로 판단하는 기준은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 10%(총자산 1조원 미만은 9%) 이하로 떨어질 때다. 이 기준을 더 높여 인수 가능한 수도권 저축은행 수를 늘리겠다는 의미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 저축은행 인가기준을 한 차례 완화했다. 하지만 한 건의 M&A도 성사되지 못했다. 완화대상이 수요가 없는 비수도권 저축은행에 맞춘 탓이다. 그만큼 수도권 저축은행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M&A를 활성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규제 때문에 (희망자가) 매수를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로 발생한 부실 은행 인수·합병을 마지막으로 금융당국은 업권 내부의 M&A를 사실상 막아왔다. M&A로 인한 대형화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10여년 만에 금융당국이 이같은 방침을 튼 것에 대해 저축은행 업권 재편 효과와 함께 때늦은 구조조정을 막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권 내부 M&A로 저축은행 수가 줄면 관리감독의 효율성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 저축은행 간 과도한 규모의 격차도 완화될 수 있다. 저축은행 간 격차가 줄면 실효성을 줄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기도 용이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본격적인 저축은행 부실화에 앞서 M&A를 진행해야 한다는 점도 근거로 꼽힌다. 저축은행이 부실화된 후 구조조정에 나서면 과거 저축은행 사태의 재현처럼 비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에서 적지 않은 자금이 투입될 우려도 있다.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구조조정은 정상적인 M&A가 아닌 우량자산 등만 가져가는 P&A(자산부채 이전) 방식으로 진행될 수 있어서다. 일례로 웰컴저축은행은 2014년 해솔저축은행을 이같은 방식으로 합병했으며 남은 부실자산의 청산은 예금보험공사가 맡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레이존(BIS비율 9~10%)이나 적기시정조치(BIS비율 8% 이하)의 저축은행는 부실이 현실화될 수 있는 단계라 너무 늦을 수 있다"며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통해 좀 더 튼튼한 대주주가 자연스럽게 M&A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 계열, 잠재적 인수자 가능성 커…BIS비율 높은 중형 저축銀 눈여겨 볼 듯


수도권 저축은행 M&A 규제가 완화되면 잠재적 인수자로 금융지주 계열이 유력하게 꼽힌다. 충분한 자금력으로 M&A 이후 부실이 발생해서 안정적인 손실흡수가 가능하다는 평가에서다. 금융지주 입장에서도 수도권 영업력을 확대하거나 저축은행 진출 필요성 차원에서 매물을 살펴볼 이유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는 수도권 영업력 확대 차원에서 검토해 볼 여지가 있다. 각각 우리금융저축은행과 BNK저축은행을 보유하고 있지만 영업 기반이 지방으로 제한적이다. DGB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의 경우 산하 저축은행이 없다는 점에서 인수를 고민할 수 있다. 특히 DGB금융지주의 경우 올해 iM뱅크(대구은행)가 시중은행 전환에 성공한 만큼 저축은행 진출에 적극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태광그룹, 다우키움그룹 등 비금융그룹 계열 대주주도 잠재적 인수희망자로 꼽는다. 태광그룹은 예가람저축은행과 고려저축은행을, 다우키움그룹은 키움YES저축은행, 키움저축은행을 각각 보유 중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비금융사들이 오히려 저축은행 인수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매물로는 우선 기존에 거론돼 왔던 저축은행들이 우선으로 꼽히고 있다. 애큐온저축은행을 비롯해 OSB저축은행, HB저축은행, 민국저축은행, 상상인저축은행, 한화저축은행 등이 과거부터 매각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국저축은행의 BIS비율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35.91%에 이른다. 한화저축은행도 BIS비율 15.10%로 높은 편이다. 이외에 중소형급 저축은행 중에서는 유안타저축은행(27.95%), 푸른저축은행(24.0%), 금화저축은행(20.67%), 남양저축은행(38.27%), 부림저축은행(37.65%), 인성저축은행(20.18%), 평택저축은행(34.51%) 등이 높은 수준의 BIS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현행 기준에 근접한 수도권 저축은행들의 경우 대부분 규모가 커 인수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수도권 저축은행 중에서 11%대 BIS비율을 유지하는 곳은 상상인저축은행(11.31%), 페퍼저축은행(11.38%), JT친애저축은행(11.23%), JT저축은행(11.33%)이다. BIS비율 12%대 수준인 애큐온저축은행(12.02%), OSB저축은행(12.09%)도 자산 규모가 1조원 이상의 대형 저축은행이다. 이중 페퍼와 JT계열 저축은행은 현재 매각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적정가의 정상 저축은행이 대상으로 나오기 위해서는 BIS비율을 통한 예외기준 완화가 아니라 영업구역 확대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BIS비율 변동 상황을 낙관하기 어려운 만큼 현행 기준 자체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2분기 저축은행들이 쌓아야 할 충당금은 1분기 규모에 맞먹거나 그 이상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다중채무자에 대한 충당금도 쌓아야 한다"며 "권고치를 상회했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 역시 그레이존 확대 등 BIS비율 기준을 조정하는 방식만 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런 방법을 포함해 어떤 식으로 지원할 수 있을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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