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쏘카가 이재웅 전 대표 복귀로 '투트랙 리더십' 체제를 본격 가동하게 됐지만 실질적인 권한은 이 전 대표에게 집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전 대표가 개인 및 특수 관계사를 통해 회사 지분을 상당 부분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주력 사업 파트를 이 전 대표가 맡았다는 이유에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전날 쏘카 COO로 선임됐다. 지난해 말 박재욱 대표가 타운홀미팅을 통해 조직개편과 리더십 재편을 예고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이로써 이 전 대표는 2020년 3월 이른바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후 약 6년 만에 경영에 복귀하게 됐다. 이 전 대표는 오는 3월 이사회 의장까지 겸임하며 카셰어링 등 쏘카의 주력 사업 전반을 총괄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이사회 의장으로도 선임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표는 COO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게 된다. 기존 COO 역할을 맡았던 박진희 전 COO는 인사 조직을 총괄하는 피플앤컬처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쏘카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카셰어링 등 기존 주력 사업을 총괄하는 데에는 변화가 없다"며 "행정적 절차에 따른 인사"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로 쏘카는 이원화된 경영 체제로 전환된다. 박재욱 대표는 자율주행과 로보택시 등 미래 신사업을 전담하고, 이 전 대표는 쏘카의 본업인 카셰어링을 비롯해 모두의주차장, 일레클 등 플랫폼 기반 핵심 사업을 총괄한다. 쏘카는 두 리더의 시너지를 통해 신사업과 핵심 축인 카셰어링의 지속적인 성장을 동시에 달성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사업 구조와 역할 분담을 고려하면 경영의 무게추는 사실상 이 전 대표 측에 쏠려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 대표가 맡은 자율주행 등 신사업은 아직 본격적인 수익 모델로 자리 잡지 못한 미래 과제지만, 이 전 대표는 회사의 매출과 직결된 안방 사업이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업계 한 관계자는 "카셰어링 업체 입장에서 자율주행은 아직은 미래의 영역"이라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려야 렌탈·플랫폼 사업자의 역할이 커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리더십 재편을 계기로 쏘카의 경영 중심축이 이 전 대표에게 쏠릴 것으로 보고 있다. 외형상 박 대표와의 역할 분담을 내세웠지만, 경영(COO)과 이사회 감독(의장) 기능이 동시에 이 전 대표에게 집중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전 대표가 개인 및 특수 관계사를 통해 쏘카 지분을 상당 부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21~25일 장내에서 쏘카 주식 5243주를 추가 매입했다. 이에 따라 보유 주식 수는 250만5856주에서 250만6967주로 늘었고, 지분율은 7.62%에서 7.63%로 0.01%포인트(p) 상승했다. 이번 매입에는 약 6000만원이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비중 자체는 크지 않지만, 경영 복귀를 앞둔 시점에 단행된 지분 매입인 만큼 향후 행보에 힘을 싣는 상징적 조치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는 개인 지분 외에 특수 관계사를 통해서도 쏘카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 전 대표가 지분 83.33%를 보유한 벤처캐피탈 에스오큐알아이는 쏘카 지분 19.73%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전 대표가 설립한 소셜벤처 인큐베이팅·투자사 에스오피오오엔지도 6.10%를 들고 있다. 여기에 이 전 대표가 지분 19.74%를 보유한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 유투바이오 역시 쏘카 지분 2.37%(77만8276주)를 보유 중이다. 이를 모두 합산하면 이 전 대표 측 우호 지분은 약 36%에 이른다.
반면 이사회 내 다른 경영진의 지분 보유 수준은 상대적으로 낮다. 지난해 9월 기준 쏘카 이사회는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2인, 기타비상무이사 1인 등 총 6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박 대표와 박 본부장, 김필립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주요 경영진의 지분율은 각각 4.68%, 0.32%, 0.12%에 불과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형식상 투트랙 리더십이지만 지분과 직책을 고려하면 의사결정의 무게중심이 어디로 향할지는 비교적 분명하다"며 "향후 이사회 내 권한 구조가 어떻게 작동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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