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이란의 공습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가상자산 기업들의 중동 거점 운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내 금융·가상자산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됨에 따라 '가상자산 허브'로서의 입지가 흔들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동안 안전성과 신뢰성을 강조해 온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와 같은 중동의 가상자산 거점들 입장에서는 이미지 전반에 직격탄을 맞는 셈이다. 물리적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전쟁 확산 양상이 나타나면서 가상자산 부문이 친(親)이란 해커들의 타깃이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최근 일부 가상자산 업체가 현지 인력 일부를 철수시키기로 했지만 아부다비는 여전히 규제 대응 및 사업 확장을 위한 최적의 사업지로 꼽히는 만큼 업계는 보안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업계 차원의 노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가 중동 지역에 여행경고를 발령함에 따라 일부 국내 가상자산 업체들이 아부다비 지사 인력을 한국으로 임시 귀국시키고 있다. 최근 이란 공습 장기화로 중동 내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층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업계로선 글로벌 진출 교두보로 삼아온 중동 거점을 잠시 축소하게 된 것이다.
앞서 미국·이스라엘은 지난달 28일 이란 공습을 단행하면서 중동 리스크가 본격화됐다. 이후 이란은 아부다비·두바이 등 경제적 요충지를 대상으로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현지 증시가 이틀간 거래가 중단되고 주가가 급락하는 등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뒤따랐다.
이 같은 충격은 가상자산 시장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일례로 이란 가상자산 거래소에선 1시간에 200만달러 이상의 암호화폐가 유출되기도 했다. 전쟁 발발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극도로 높아지면서 가상자산을 개인지갑으로 옮기려는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최근 중동 지역에 여행경보를 발령하고 기업들에 인력 복귀를 요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국내 가상자산 업계가 ▲규제 대응 ▲자본 확대 ▲세금 절감 ▲해외시장 접근성 등을 위해 중동 거점을 확대해 온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글로벌 사업 전반에 일부 공백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실제 넥슨은 최근 가상자산 사업을 영위 중인 아부다비 사무소 인력을 국내로 복귀시키기로 했다. 1차 귀국을 완료했고, 나머지 인원도 순차적으로 귀국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카이아와 해시드 등 중동에 진출한 기업들도 현지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인력 철수 등 다양한 대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 기업은 이번 임시 귀국 조치와 별개로 "현지 사업은 그대로 이어나갈 예정"이라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다만 최근 정부 차원에서 '중동 여행 경보'를 내려 당분간 임시 귀국에 따른 현지 공백은 불가피할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 차원에서 중동 지역에 여행경보를 내리면서 방문 취소나 인력 철수를 요청해온 상황이다. 당분간 임시 귀국하는 인력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태가 한층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만큼, 중동지역 내 사업 부문에선 이전만큼의 활기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지 이미지나 정상화 시점 등까지 감안하면 가상자산 업계에 전해질 파장은 한층 길고 깊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실제 그동안 중동 시장이 '규제 도피처' 및 '가상자산 허브'로 꼽혀온 점을 고려하면 이번 중동 사태가 가져오는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주기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노출 중인 중동 정세에 따라 현지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한층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물리적 타격을 향한 우려로도 이어진다. 안랩시큐리티인텔리전스센터(ASEC)에 따르면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친(親) 이란 성향의 해커들이 현지 금융권 및 결제 플랫폼 등을 대상으로 해킹 활동을 한층 확대 중이다. 실제 앞서 친 이스라엘 성향의 해킹 조직이 1000억원대의 가상자산을 해킹하는 등 사이버전이 본격화할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된 바 있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를 향한 해킹 위협도 거세질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실물화폐·자산 가치에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암호화폐 거래소에 선제적인 해킹 위협이 가해질 수 있다는 이유다.
앞선 업계 관계자는 "현대전에서 사이버전으로 치달을 경우 가상자산은 대체 자금이자 해킹 타깃으로 빠르게 분류된다"며 "이란 정치 성향을 추종하고 지원까지 받는 해커 집단은 과거부터 세계 각국에서 치밀한 해킹전을 벌여왔다. 최근에는 이란이 최악의 궁지에 몰린 만큼 현지 금융권을 넘어 국내 가상자산 업체들도 해킹 위협에서 자유로울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국내 업체들은 규제대응 및 운영비용 등 사유로 아부다비에 사무소만 두고 인력은 타 지역에서 유동적으로 운영해 왔다"며 "당분간 운영 부문보단 보안 기술·인력 측면에 한층 힘을 싣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