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민희 기자] 감성코퍼레이션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올해 신규매장 오픈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재고를 쌓아두면서 운전자본이 급증한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매출 성장에 제동이 걸릴 경우 자칫 대규모 악성재고로 전락할 수 있어 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성코퍼레이션의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늘어난 1303억원을 기록했음에도 회사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전년 동기 57억원에서 -53억원을 음수전환됐다. 회사의 현금흐름이 악화된 것은 순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확대 여파로 분석된다.
실제 감성코퍼레이션의 순운전자본은 작년 3분기말 760억원으로 전년 동기 630억원 대비 20.63%나 증가했다. 이는 재고자산이 2023년 3분기 525억원에서 작년 3분기 724억원으로 늘어난 영향이 컸다.
감성코퍼레이션의 재고자산이 최근 급격히 늘어난 이유는 회사가 작년부터 꾸준히 매장점포 수 늘리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회사가 올해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20% 매출 성장을 약속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회사는 올해 아웃도어 브랜드 '스노우피크'를 내세워 감성코퍼레이션의 전체 매출 2000억원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현재 183개의 스노우피크 매장을 올해 2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재고자산이 증가할 수 밖에 없었다는 회사 측 설명이다.
문제는 재고가 급격히 불어나면서 회사의 재고자산회전율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감성코퍼레이션의 재고자산회전율을 살펴보면 2022년 14.3%에서 이듬해 7.3%까지 떨어졌다. 이어 작년 3분기에는 2.3%로 전년 동기 대비 1.7%p 추가로 내려앉았다. 재고자산회전율은 매출액을 재고자산(기초재고와 기말재고의 평균값)으로 나눈 수치로 재고를 얼마나 빨리 판매하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 소진이 원활히 이루어진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이 회사의 과도한 재고가 현금창출력 약화는 물론 자칫 업황이 둔화되거나 판매가 부진할 때 악성재고로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패션업계는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탓에 시장의 흐름을 따라 가지 못할 경우 판매 부진으로 인해 재고가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다가 스노우피크와 같은 겨울상품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의 경우 재고 부피가 커 제품관리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시장 한 관계자는 "패션업계에서 재고관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응해 비용손실을 줄이는 등 관리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며 "재고가 계속 쌓이게 되면 악성재고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결국 매출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며 회사의 현금창출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감성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올해 21개의 매장 출점을 앞두고 있어 선제적으로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며 "점포가 무사히 모두 출점하게 되면 늘어난 재고자산은 충분히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고자산으로 인한 리스크가 크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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