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오리온의 중국·베트남법인이 그룹 성장의 지렛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매년 호실적을 달성하며 글로벌 생산능력(CAPA) 확대를 위한 그룹 차원의 대규모 투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어서다. 특히 오리온은 중국·베트남법인으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을 통해 향후 예정된 대규모 투자 역시 100% 자기자본으로 마련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리온은 이달 15일 이사회를 열고 총 83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오리온 한국법인은 충정북도 진천군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생산·포장·물류 통합센터 구축에 4600억원을 투자한다. 또한 러시아·베트남법인은 공장 내 신공장동 건설 등을 위해 각각 2400억원과 1300억원을 쏟아붓는다. 이를 통해 글로벌 생산규모를 확대하고 향후 매출 5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특히 한국법인의 진천 통합센터 조성에는 중국과 베트남법인의 배당금을 사용할 예정이다. 중국·베트남법인은 2023년부터 배당을 집행하기 시작해 작년까지 총 3500억원을 오리온으로 올려보냈다. 오리온은 올해에도 약 2900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할 예정으로 이를 통해 이번 대규모 투자를 100% 자기자본을 통해 이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중국·베트남법인은 그룹 전반의 성장세를 쌍끌이 하고 있다. 먼저 그룹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중국법인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0.4% 증가한 2439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20%에 육박한다. 또한 베트남법인은 작년 영업이익 1001억원(전년비 14.4%↑)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의 결과다. 오리온은 1993년 중국 베이징 현지사무소를 설립하면서 글로벌시장에 발을 들였다. 이에 회사는 ▲제품의 현지화 ▲마케팅 현지화 ▲영업·유통의 현지화 ▲현금거래 정착 ▲인력의 현지화 ▲사회공헌활동을 통한 정서적 공감대 형성 ▲적극적인 신시장 개척이라는 7대 원칙을 세웠다.
중국법인은 2010년대 이후 본격적인 성과가 나타났다. 오리온은 초코파이의 '정'을 대신할 표현으로 '하오리요우'라는 단어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홍보했고 현재는 절친한 사이를 가리키는 단어로 통용되고 있다. 이에 초코파이는 2011년부터 10번이나 중국 내 브랜드 파워지수(C-BPI) 1위에 올랐다.
이에 더해 매출 1위 제품인 '야투도우(오!감자)'는 국내 제과업계 최초로 단일 국가매출 2000억원을 돌파한 메가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중국 사람들이 토마토를 활용한 음식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착안해 토마토맛 제품을 출시하는 등 현지화 전략이 주효했다. 이에 중국법인은 작년 6개 생산공장을 운영하며 매출 1조2701억원(7.7%↑)을 기록해 전체 해외법인 매출의 63%를 차지했다.
베트남법인은 현지 1등 식품기업으로서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해당 법인은 베트남이 세계 5위 쌀 생산 국가인 점과 쌀국수 등을 주식으로 하는 현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2019년 쌀과자 '안'을 출시했다. 쌀과자 안은 출시 이듬해 현지 쌀 스낵 시장점유율 2위로 올라서며 큰 인기를 끌었고 올해는 1위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베트남법인은 작년 전년 대비 8.2% 증가한 5145억원을 매출을 달성했다.
중국·베트남의 성장세에 그룹의 연결 실적도 우상향하고 있다. 오리온은 작년 연결기준 매출 3조1043억원, 영업이익 534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6.6%, 10.4% 늘어난 수치다. 특히 작년에는 대형 식품사의 기준인 '매출 3조 클럽'을 달성하며 하나의 이정표를 세우기도 했다. 특히 오리온은 지난 5년(2020년~2024년) 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8.62% 수준으로 나타났다.
오리온 관계자는 "1993년 첫 해외 진출 이래 지난 30년간 '성장-투자-성장'의 선순환 체계를 완성하며 해외 매출 비중이 65%를 넘어서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며 "국내를 비롯해 해외 전 법인이 매년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어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중장기 성장기반을 더욱 공고히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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