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한화오션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가운데 특수선 사업부문은 지난해 동기 대비 외형을 크게 키우며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회사는 미국 특수선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미 해군 함정의 유지·정비·보수(MRO)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3조1431억원, 258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영업익이 전년 동기대비 38%, 389% 증가한 호실적이다. 특히 방산 특수 속에 공들이고 있는 특수선사업은 매출과 영업익 증가율이 전년 동기대비 각각 113%, 122% 늘어난 3034억원, 413억원을 기록했다.

김호중 한화오션 특수선영업담당 상무는 이날 진행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특수선 시장에서 단순한 공급자 지위를 넘어 전략적 파트너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며 "필리조선소 인수를 통해 미국 현지 생산 인프라를 확보했고 직접 고용과 생산을 통해 미국의 방산 파트너로 기반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달 미 해양 지배력 강화를 위한 행정명령 8조에 서명했다. 동맹국 조선업체가 미국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인센티브를 미 행정부가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특수선사업을 영위하는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이 주목받는 상황이다.

김 상무는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 인수로 미국에 선제적으로 진출했다"며 "미 행정부와 의회에서는 동맹국 조선업체의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을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한화오션은 지난해 말 필리조선소를 품에 안았다. 국내 기업 중 미 조선소를 인수한 것은 한화오션이 처음이었다. 연간 1~1.5척의 생산능력을 2배 이상 늘릴 예정이다. 

김 상무는 그러면서 "전투함과 잠수함 분야에서 수십년 역량을 쌓아온 만큼 한화오션은 미국의 부족한 선박 건조 캐파를 해결하는데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며 "미국의 높은 품질 요구 사항을 충족해 미국 현지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유엔 무역개발회의(UNCTAD) 자료에 따르면 선박 건조 분야에서 미국 점유율은 중국의 50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중국이 74.1%, 한국 15.5%, 일본, 7.1% 등이다. 2023년 선박 제조 톤수 기준으로 중국 3286만톤, 한국 1831만톤, 일본 996만톤이었다. 미국 점유율은 1%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 해양 지배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중국을 제외하면 한국·일본 등의 동맹국 기술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미국과 중국 갈등 속에 트럼프 행정부는 미 해군력 현대화에 공들이고 있고 MRO 시장도 향후 지속해서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화오션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해군력 증강을 억제하기 위해 동맹국 조선업체와의 협력을 적극 꾀하는 만큼 미국 현지에서 MRO 사업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예고했다. MRO 사업 자체가 가져오는 매출, 이익뿐만 아니라 미국 전체 선박시장 확대를 대비한 레퍼런스를 쌓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미 해군 함정의 MRO 사업의 경우 올해 5~6척의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군함 함정 이후에는 전투함과 항공모함으로 MRO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