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LG전자의 시스템에어컨·냉난방공조(HVAC) 유지보수 전문 자회사인 하이엠솔루텍이 지난해 가파른 실적 상승세를 기록했다. 해외 법인 확장과 유지보수 서비스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회사인 LG전자가 HVAC 사업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향후 하이엠솔루텍의 성장세도 한층 더 가속화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하이엠솔루텍은 지난달 말 '해외 빌딩자동제어(BMS) 엔지니어' 경력직 채용 공고를 게시했다. 주요 업무는 해외 법인이 진출한 지역에서의 BMS 시스템 운영 및 현장 관리로, 글로벌 거점 확대 이후 늘어난 유지관리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한 인력 확충으로 풀이된다. 지원 자격은 자동제어 엔지니어링 분야 5년 이상 경력자로, 해외 프로젝트 경험과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우대 조건으로 명시했다.
하이엠솔루텍은 시스템에어컨과 칠러, BMS 등을 대상으로 설치 이후 유지관리 서비스를 전문으로 제공하는 LG전자 자회사다. 2006년 설립 이후 시스템에어컨 세척 장비 특허 확보, 클라우드 기반 원격 유지보수 플랫폼 'TMS' 도입 등을 통해 기술 기반의 종합 공조 서비스 기업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현재는 공조설비 유지관리뿐 아니라 냉난방공조 통합 서비스, 시공자재 공급, BMS 운영까지 아우른다. 연간 유지관리 현장은 6000곳 이상에 달한다. 고객 재계약률도 87%에 이른다.
하이엠솔루텍의 주요 서비스 중 하나인 BMS는 대형 건물의 냉난방, 환기, 조명, 전력 등 주요 설비를 통합적으로 제어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각 설비를 개별 운영해야 했지만 BMS를 도입하면 원격 제어와 에너지 최적화가 가능해 건물 운영 효율성이 크게 향상된다. 하이엠솔루텍은 지난 2019년 BMS 사업을 본격화했으며, 이를 통해 연간 기준 최대 20% 이상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해외 법인을 통한 기술 도입 문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하이엠솔루텍은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16년 필리핀과 아랍에미리트를 시작으로, 2017년 베트남, 2021년 폴란드와 이집트, 2022년에는 멕시코와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세우며 아시아와 중동, 유럽, 중남미 지역에 거점을 마련했다. 이후 2023년에는 독일, 인도, 미국에 연이어 진출했고, 지난해에는 브라질 법인을 신규 설립했다. 다만 회사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집트 법인은 지난해 장부가액 전액이 손상 처리되며 사실상 청산됐다. 이는 북아프리카 시장을 중동 거점인 아랍에미리트 법인 중심으로 통합 운영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해외 시장 공략에 발맞춰 하이엠솔루텍의 실적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하이엠솔루텍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은 전년보다 18.6% 늘어난 3433억원을 기록, 처음으로 3000억원대에 진입했다.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842.3% 증가한 118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무려 7910.2% 늘어난 14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이전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최근 LG전자가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전담하는 에너지솔루션(ES) 사업본부의 내년 매출 목표를 10조원으로 제시하면서 하이엠솔루텍의 실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LG전자는 이달 24일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경영 환경에 불확실성이 있지만 ES사업본부 매출은 올해도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내년에는 연간 매출 10조원을 돌파하고 두 자릿수에 근접한 영업이익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 제품 공급을 넘어 설치 이후 유지관리 수요까지 확장될 것으로 기대돼 현장 서비스를 담당하는 하이엠솔루텍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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