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블랙야크아이앤씨(블랙야크I&C)가 최근 스팩 합병 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면서 블랙야크그룹의 승계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블랙야크I&C 최대주주인 '오너 2세' 강준석 사장이 보유지분을 통해 증여세를 마련할 수 있는 밑바탕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강 사장에게는 의무보유기간 동안 블랙야크I&C 기업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과제도 남겨졌다.
블랙야크I&C는 2013년 설립된 안전용품 제조사로 산업용안전화, 안전복 등 판매하는 등 기업간거래(B2B)를 주로 영위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2018년 프리미엄 산업용품 브랜드 '블랙야크 워크웨어'를 론칭한 이후 지난 5년간 연평균 22.6%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재 증권업계에서는 블랙야크I&C가 지난해에도 매출 377억원(전년비 7.1%↑), 영업이익 86억원(6.2%↑)을 달성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회사는 '블랙야크'라는 사명을 사용하고 있지만 BYN블랙야크와는 지분관계가 없다. 블랙야크I&C는 최근까지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의 장남 강준석 BYN블랙야크 경영전략본부장 사장과 차녀 강영순 씨가 각각 지분 70%와 30%를 보유한 오너 개인회사로 유지됐다. 물론 블랙야크I&C의 성장에는 지급보증과 내부거래 등 BYN블랙야크의 지원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다.
시장에서는 블랙야크I&C가 블랙야크그룹 승계의 핵심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블랙야크I&C가 올해 1월 21일 미래에셋비전스팩1호와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기 때문이다. 스팩 상장은 직상장과 달리 빠른 절차를 통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대주주의 지분 희석이 덜하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 강준석 사장과 강영순 씨는 상장 이후 지분이 각각 56.59%, 24.44%로 줄었지만 여전히 총 81.03%의 지분을 확보하며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유력한 승계방식은 BYN블랙야크가 수직계열화를 이유로 블랙야크I&C의 지분을 사와 계열사로 편입시키는 방안이다. 이 과정에서 강준석 사장은 자신의 지분을 BYN블랙야크에 넘기는 대신 거액의 증여세를 마련할 수 있다. 현재 BYN블랙야크의 기업가치는 약 1600억원 수준으로 최대주주인 강태선 회장의 지분 가치는 1260억원(지분 78.94%)에 달한다. 이 탓에 증여세 최고세율(50%)과 최대주주 주식과세(20%)가 적용된 금액만 75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 관건은 블랙야크I&C의 기업가치다. 이달 27일 기준 블랙야크I&C의 시가총액은 860억원으로 강준석 사장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486억원(지분 56.59%) 수준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20%가 가산된다면 지분가치는 최대 600억원까지 올라갈 수 있지만 여전히 증여세에는 조금 못 미치는 금액이다. 결국 강준석 사장 입장에서도 블랙야크I&C 기업가치 제고가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강준석 사장의 블랙야크I&C 지분에 대한 의무보유기간은 1년6개월이다. 강태선 회장이 1949년생으로 승계작업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만큼 강준석 사장도 의무보유가 풀리는 시점에 지분 매각 등의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블랙야크I&C도 최근 기업가치 극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선 B2B뿐만 아니라 기업·소비자간거래(B2C)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운동화나 슬리퍼, 티셔츠 등 제품 생산에 나선다. 이는 코스닥 상장 당시 향후 B2B에만 집중할 계획이라는 사업 전략에도 변화가 생겼다는 의미다. 나아가 배당성향을 30% 수준으로 유지해 고배당 종목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한 관계자는 "블랙야크I&C가 IPO에 성공하면서 강준석 사장의 승계자금 확보에도 청신호가 커졌다"라며 "지속적인 기업가치 제고는 물론 최대주주 지분 매각에 정당성을 부여해 소액주주들을 설득할 수 있는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블랙야크I&C는 계열사 편입과 BYN블랙야크 주식 매입을 통한 지주사 전환, 합병 등 승계방식에 대해서는 논의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 이후 승계방식과 관련된 질의가 많이 나왔지만 아직 관련해 논의된 적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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