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블랙야크그룹이 최근 블랙야크I&C의 기업공개(IPO)을 통해 승계작업에 첫 단추를 꿰면서 향후 그룹 지배구조 재편안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장남' 강준석 사장과 '장녀' 강주연 사장이 각각 BYN블랙야크와 동진레저를 맡아온 만큼 독자노선을 구축하며 '한 지붕 두 가족' 체제가 들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아가 시장에서는 영업양수도 등 승계균형을 맞추기 위한 동진레저 위주의 사업구조 재정립 가능성도 고개를 든다.
블랙야크그룹은 현재 BYN블랙야크와 동진레저 두 축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룹의 모태는 1973년 설립된 동진사로 1994년 동진레저로 사명을 변경하고 2010년 인적분할을 통해 존속법인 블랙야크(현 BYN블랙야크)와 신설법인 동진레저로 분리됐다. 이후 BYN블랙야크에는 '블랙야크'가, 동진레저는 '마운티아'가 핵심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2023년 기준 BYN블랙야크와 동진레저는 각각 3353억원, 43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에 강태선 블랙야크그룹 회장의 자녀(1남 2녀)들도 일찍이 독자노선을 구축했다. '장녀' 강주연 사장은 1976년생으로 2002년 동진레저 무역팀에 입사한 후 동진레저 총괄본부장과 부사장을 거쳤으며 '장남' 강준석 사장은 1981년생으로 2009년 입사해 미래전략본부장 상무, 기획본부장 전무, 부사장을 역임했다. '차녀' 강영순 씨는 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그룹 인사를 통해 강주연·강준석 남매가 나란히 동진레저, BYN블랙야크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후계구도가 어느 정도 굳혀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강준석 사장의 개인회사 블랙야크I&C가 올해 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그룹의 승계작업에 속도가 붙었다. 강준석 사장이 보유한 블랙야크I&C 지분을 통해 강태선 회장의 BYN블랙야크 지분(78.94%)에 대한 증여세를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블랙야크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안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현재는 동진레저가 독자노선을 구축하며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강주연 사장은 별도의 개인회사가 없고 보유지분도 미미해 임금을 제외하면 승계자금을 확보할 수단이 없다. 강태선 회장의 BYN블랙야크 지분에 대한 증여세가 750억원 이상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비교적 규모가 작은 동진레저를 가져가는 것이 차선택이 될 수 있다.
동진레저도 강주연 사장 체제에서 꾸준히 실적을 개선시키고 있는 중이다. 강주연 사장은 앞선 2018년 수익성이 떨어지는 '카리모어' 사업을 접고 마운티아에 올인해 외형과 수익성을 키워왔다. 이에 동진레저의 매출은 2019년 333억원에서 2023년 432억원으로 연평균 6.72% 성장했고 수익성도 2019년 영업손실 11억원에서 2023년 엉업이익 27억원으로 흑자전환됐다.
시장에서는 승계균형을 맞추기 위해 향후 그룹 차원에서의 사업구조 재정립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BYN블랙야크가 맡아 진행하고 있는 마운티아 온·오프라인 유통·판매사업을 동진레저로 넘기거나 최근 KP글로벌과 만든 조인트벤처(JV) '케이스위스코리아'에 대한 지분을 양도하는 방식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 경우 강주연 사장의 동진레저도 BYN블랙야크와 외형 균형을 맞출 수 있게 된다.
시장 한 관계자는 "블랙야크그룹은 이전부터 BYN블랙야크와 동진레저의 운영을 분리해왔고 오너 2세들도 각 회사에서 커리어를 쌓아왔다"며 "두 회사의 중복된 사업영역이 많은 탓에 계열분리까지는 어렵지만 독자노선을 구축하는 식의 지배구조 재편 가능성은 높다"고 관측했다.
이와 관련 블랙야크그룹 관계자는 "승계 관련 사항은 논의된 적 없다"고 짧게 답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