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대방건설이 지난해에 매출 1조 회복 및 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건설업황 침체에도 불구하고 매출 증가 등 성과를 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1000억원이 웃도는 지분법 손실을 기록하며 자회사 부실에 모회사의 실적이 짓눌린 모양새다.
2024년 대방건설은 매출 1조61억원, 영업이익 1105억원, 순이익 325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에 매출이 8000억원대로 줄어든 데다 87억원의 순손실을 냈었는데 1년 만에 매출 1조원 고지를 탈환하고, 순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대방건설의 실적이 고꾸라지기 전인 2022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87%까지 회복됐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022년 실적의 47%, 12%에 불과하다.
◆ 2024년 지분법손실 1304억…2년 만에 107% 급증

특히 2022년 연간 순이익이 2724억원이 이르렀던 것과 비교하면 순이익 감소 폭이 두드러진다. 이처럼 대방건설의 순이익이 2년여 만에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원인으로는 1000억원을 웃도는 지분법 손실이 꼽힌다.
대방건설은 2024년 기준 1304억원의 지분법 손실을 인식했다. 2023년 1127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지분법 손실 규모가 1000억원을 웃돌았다. 지분법 손실은 영업외비용에 포함되는 항목으로 지분법 손실이 커지면 그만큼 순이익은 감소하게 된다.
손익계산서에서 영업외수익에 포함되는 지분법 이익이 손실 규모를 넘어서면 순이익 감소를 피할 수 있다. 다만 대방건설이 인식한 지분법 이익은 2023년, 2024년 2년 연속 지분법 손실에 미치지 못했다.
대방건설의 지분법이익은 2024년에 809억원, 2023년에는 169억원에 불과했다. 앞서 2022년에는 지분법 이익이 무려 1988억원, 지분법 손실은 631억원에 그쳤다. 결국 2022년에는 지분법 인식 자회사들 덕분에 순이익 1357억원이 추가된 셈이다.
지분법 이익 및 손실은 자회사들의 순손익에 모회사가 보유한 지분율 반영해 인식한다. 모회사의 지분율이 80%인 자회사가 100억원의 순이익을 낸 경우 모회사는 80억원을 지분법 이익으로 인식한다. 모회사가 지분 50%를 들고 있는 자회사의 순손실이 100억원일 땐 지분법 손실 50억원이 반영된다
결국 대방건설의 자회사들이 2023년과 2024년에 대규모 순손실을 내면서 대방건설 실적도 고꾸라진 것으로 볼 수 있다.
◆ 자회사 25곳 중 18곳 순손실…흑자법인 단 7곳
지난해 대방건설의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지분법 적용 자회사는 모두 25곳이다. 자회사 가운데 순손익 흑자를 낸 곳은 단 7곳에 불과했다.
흑자 자회사는 ▲대방이엔씨(311억원) ▲대방건설동탄(132억원) ▲대방하우징(78억원) ▲대방개발기업(39억원) ▲대방덕은(28억원) ▲엔비건설6억원) ▲대방디엠시티(3억원) 등으로, 이들 자회사의 지난해 순이익 합계는 594억원이었다.
나머지 18개 회사들은 적자를 냈고, 그 규모는 모두 1643억원에 달했다. 대방건설 자회사 25곳의 지난해 순손익을 따져보면 적자 규모는 1049억원에 이른다.
2023년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회사 25곳 중에 6곳이 흑자를 냈고 순이익 합계는 313억원, 손실은 1303억원이었다.
특히 대방이노베이션을 비롯한 자회사 8곳은 최근 4년 동안 내리 순손실 행진을 이어왔다. 이 가운데 대다수의 법인들은 매출 없이 손실만 쌓여가는 중이다. 특히 대방이노베이션, 디비토건, 디비하우징 등 자회사의 최근 4년 누적 순손실은 1000억원을 넘어섰다.
대방건설의 자회사들은 대부분 시행사업을 영위한다. 대방건설이 시공을 맡고 자회사들이 토지 등을 확보한 뒤 시행을 맡는 구조다. 사업이 진행되는 중에는 토지 매입과 설계, 금융비용 등 선투자가 필요한 탓에 수익이 인식되기 전까지는 적자가 불가피하지만, 이처럼 지분법 손실이 장기화하면서 대방건설의 순이익을 갉아먹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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