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대방건설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이른바 '벌떼입찰'을 통한 부당지원 혐의로 과징금 처분에 더해 검찰 고발까지 당하면서, 향후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방건설그룹은 견고한 가족 중심의 체제에서 오너일가가 지배하는 회사를 키우기 위해 계열사를 동원한 부당지원을 이어왔다. 2021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된 이후 공정위의 촘촘한 감시망을 피하기 어려워진 탓에, 대방건설은 지배구조 개선 과제를 안게 된 것으로 파악된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방건설그룹의 지배구조는 대방건설과 대방산업개발을 양대 축으로 삼고 있다. 공정위가 발표한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현황에 따르면, 대방건설그룹에 소속된 계열회사는 약 40여곳이다. 대방건설과 대방건설산업이 각각 지배구조 상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대방건설은 25곳, 대방건설산업은 11곳의 자회사를 거느린다.

그룹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대방건설은 창업주 구교운 회장의 아들인 구찬우 대표가 지분 71%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나머지 29%는 구 회장의 사위인 윤대인 대방산업개발 대표가 들고 있다.
대방산업개발의 최대주주는 구교운 회장의 딸이자 윤대인 대표의 아내인 구수진씨로 지분율은 50.01%다. 나머지 지분 49.99%를 보유한 2대주주는 구찬우 대표의 아내인 김보희씨다.
창업주인 구교운 회장으로서는 대방건설은 아들과 사위가 지배하고 있으며, 대방산업개발은 딸과 며느리가 지분을 나눠서 들고 있다. 지배구조 상단에 있는 두 회사 지분을 특수관계인이 100% 보유하고 있으며, 각각 아들과 사위가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소유와 경영이 완벽히 일치되는 구조다.
대방건설은 1991년 구교운 창업회장이 설립한 광재건설에 뿌리를 두고 있다. 구 회장은 1984년 경재용 동문건설 전 회장과 동문건설을 세운 개국공신이었는데, 1989년 동문건설에서 독립해 에이스건설을 설립했다. 1991년에는 광재건설을 만들었고, 1998년 대방건설로 이름을 바꾼 뒤 지금에 이르게 됐다.
2009년에는 오너 2세인 구찬우 대표가 대방건설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당시 대방건설의 자산규모는 1500억원정도에 불과했었다. 구 대표가 회사를 이끌기 시작하고 5년여 뒤인 2014년 대방건설의 자산규모는 5600억원 수준까지 불어났다.
대방건설과 대방산업개발을 양대 축으로 하는 지배구조는 2002년에 기틀이 마련됐다. 대방산업개발의 모태인 '세건'이 설립되면서다. 이후 2008년 구교운 회장의 사위인 윤대인 대표가 세건을 이끌게 됐고, 2011년에는 사명을 대방산업개발로 변경했다.
2014년 대방산업개발의 자산규모는 1000억원 수준에 그쳤는데, 2022년 말 1조원을 넘어섰다. 9년여 만에 자산규모가 10배로 불어나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대방건설과 대방산업개발이 급격히 몸집을 키울 수 있었던 배경으로 이른바 '벌떼입찰'이 꼽힌다. '벌떼입찰'이란 공공택지 낙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모기업과 다수의 위장 계열사들이 벌떼처럼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전체 경쟁률이 200대 1이라고 가정하면, 계열사 2곳이 입찰에 참여했을 경우 실제 경쟁률은 100대 1로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다.
대방건설은 계열사를 여럿 설립해 적극적으로 벌떼입찰에 나섰고, 이에 따라 외형도 급격히 성장했다. 실제로 대방건설은 2014년부터 여러 종속회사를 거느린 연결실체로 거듭났다. 2014년 3곳에 불과했던 대방건설의 종속회사는 2018년에 15곳으로 늘었고, 2021년에는 무려 30곳까지 급증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25곳의 종속회사를 거느렸다.
2014년 5600억원 수준이었던 대방건설 연결기준 자산규모는 2018년 2조원을 돌파한 뒤 2020년 3조원, 2022년 4조원, 2023년 5조원대를 달성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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