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종학 기자] 삼성자산운용이 국내 ETF 리그에서 라이벌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압도하면서 독주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올해 첫 월간 리그테이블 집계 결과 삼성은 시장 전체 순자산총액(AUM)이 50조원 넘게 불어나는 성장세 속에서 상위 5개사로 구성된 티어원(Tier 1) 리그 가운데 유일하게 점유율을 1%p 안팎 대폭 끌어올리며 사실상 견제 대상이 없는 성장세를 구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의 성과 배경에는 코스피와 코스닥 등 국내 증시에 특화된 KODEX라는 압도적인 브랜드가 자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 압도적인 40% 시장점유율 고지가 눈앞
3일 딜사이트가 집계한 ETF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 1월 자산운용사 28개사의 ETF AUM은 348조457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약 51조3173억원(17.3%) 증가한 수치다. 국내 증시가 코스피 기준 5200선을 돌파하면서 주식시장으로 유입되는 유동성이 폭발적인 가운데 ETF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삼성의 독주세다.
삼성의 1월 말 순자산 총액은 137조8264억원으로 한 달 사이 24조3221억원이나 급증했다. 1월 시장 전체 증가분(51조원)의 약 47.4%를 삼성 한 곳이 흡수한 셈이다. 이에 따라 삼성의 시장 점유율(M/S)은 전월비 1.35%포인트 상승한 39.55%를 기록했다. 28개사가 사활을 걸고 경쟁하는 리그에서 1위 한 개사의 시장점유율이 40% 수준을 목전에 둔 셈이다.
삼성의 독주는 국내 지수 상승의 선순환으로 순자산이 급증한 영향이다. 지난달 말까지 코스피는 물론이고 코스닥 시장까지 덩달아 급등세가 이어진 가운데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에만 역대 하루 최대 규모의 개인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특히 KODEX 코스닥은 1월에만 수익률 30%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시장 전체 수익률을 크게 상회하기도 했다.
이런 맥락에서 삼성은 상승장에서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는 수요도 흡수했다.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수익률 64%)와 KODEX 레버리지(51%) 두 종목에서도 약 3조4000억원의 유동성을 끌어들였다. 지수 상승의 방향성을 굳게 신뢰한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고 결과적으로도 훌륭한 수익률이 도출됐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으로 KODEX AI반도체 역시 한 달 만에 32%의 고수익을 기록했다. 이 종목은 순자산 1조2000억원 시대를 열면서 테마형 ETF 시장에서도 굳건한 삼성의 지배력을 증명했다.
임태혁 삼성 ETF운용본부장은 "기존 연금 필수 상품이었던 미국대표지수에 대한 매수세가 여전히 이어지는 가운데 오천피와 천스닥을 향한 KODEX 200과 KODEX 코스닥150으로의 개인투자자의 러브콜이 매우 뜨거웠다"며 "가장 트렌디한 미국반도체 ETF인 미국AI반도체TOP3플러스, 정책기대감이 살아 있는 주주환원고배당주 등 신상품도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 상위권도 양극화…브랜드 쏠림 심화
삼성을 제외한 상위권 대형 운용사들은 순자산 규모 자체는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점유율 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ETF 시장의 승자독식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증시 상승기나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점에 투자자들이 브랜드 인지도와 거래량이 압도적인 선두 상품으로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는 설명이다.
삼성의 라이벌로 점유율 측면에서 업치락 뒤치락 하던 2위 미래의 순자산은 13조9269억원 늘어난 111조41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미래의 점유율은 31.97%로 전월비 0.83%포인트 하락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8.35%, -0.18%p)과 KB자산운용(6.80%, -0.29%p), 신한자산운용(4.01%, -0.04%p) 등 1부 리그에 속한 대형사들도 삼성을 제외하곤 모두 점유율을 뺏기고 말았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 증시 중심으로 성장해 온 삼성이 KODEX 코스닥150 등 주력 상품을 앞세워 시장 증가분의 절반 가량을 가져간 것은 대형사 간의 체급 격차가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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