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SGI서울보증(서울보증보험)이 중장기 밸류업 과제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달성'을 제시했지만 실제 성과는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내수 경기 둔화로 손해율(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이 상승하며 핵심 수익원인 보험손익이 위축된 데다, 이를 보완해야 할 투자손익마저 정체되면서 ROE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12개월간(2024년 4분기~2025년 3분기) 연결 기준 지배주주 순이익 2295억원을 반영해 산출한 서울보증보험의 ROE는 4% 수준이다. 이는 자기자본 100만원당 연간 이익이 4만원에 그친다는 의미다. 통상 국내 금융업에서 ROE가 10% 이상일 때 수익성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수준은 자본 효율성이 낮은 편에 속한다.
서울보증보험은 2030년까지 ROE를 10%로 끌어올리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세웠지만, 지표는 오히려 후퇴했다. 새 회계제도(IFRS17)가 도입된 2023년 ROE는 8%를 기록했으나, 이듬해 4%로 급락했다. 이는 수익성 악화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ROE 하락의 주된 배경은 보험손익 급감이다. 서울보증보험의 보험손익은 2023년 3817억원에서 2024년 1462억원으로 1년 새 62% 감소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연결 기준 순이익(비지배주주지분 포함) 역시 4179억원에서 2133억원으로 49% 줄었다.
수익성 회복 조짐도 뚜렷하지 않다. 2025년 3분기 누적 보험손익은 1011억원으로 전년동기(771억원) 대비 31% 늘었지만, 4분기 실적을 감안하더라도 연간 기준으로는 1000억원대 중후반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순이익 역시 3분기 누적 1466억원에 그쳐 연간 실적으로는 2년 연속 2000억원대에 머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보험손익 부진의 배경에는 내수 경기 둔화가 자리하고 있다. 금리 상승과 경기 위축으로 보증 대상 차주들의 상환 여력이 약화되면서 대위변제 규모가 확대됐고, 이는 손해율 상승으로 직결됐다. 보증보험은 차주의 신용 위험을 직접 부담하는 구조인 만큼 경기 변동에 특히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평가다.
실제로 서울보증보험의 손해율은 2023년 67.48%에서 2024년 79.12%로 1년 새 11.64%포인트 상승했다. 2025년 상반기에도 손해율은 73.20%로 70%대를 유지했다. 이는 보험료로 거둔 수입 100원 가운데 70원 이상이 보험금 지급으로 소진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보증보험업 특성상, 경기 변동에 취약한 내수 의존형 사업구조를 고질적인 리스크로 꼽는다. 서울보증보험이 2025년 1~3분기 국내에서 거둬들인 보험영업수익은 1조4552억원으로 전체(1조6209억원)의 90%를 차지했다. 반면 해외 보험수익은 795억원으로 5% 수준에 그쳤다. 나머지 수익은 자동차 등 수재보험(다른 보험사가 넘긴 위험을 인수하는 재보험) 및 기타 부문에서 발생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완화하기 위해 2022년 중동보험관리법인을 설립하고, 베트남 하노이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에 사무소를 개설하며 해외 보증보험·재보험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다만 아직 투자 및 기반 구축 단계로, 단기간 내 ROE 개선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손익 부진을 보완해야 할 투자손익도 정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의 투자손익은 2023년 1391억원에서 2024년 1282억원으로 8% 감소했다. 2025년 3분기 누적 투자손익은 898억원으로 전년동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금리 고점 구간에서 채권 평가이익이 제한된 데다, 주식·외화증권 등 위험자산 수익률도 기대에 못 미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보증보험은 특수채·회사채·주식을 비롯해 외화증권 등 유가증권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ROE 부진은 주가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본 효율성이 낮을수록 주가순자산비율(PBR) 상단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공적자금 회수가 원활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주가 상승이 전제돼야 하는 만큼, ROE 개선은 서울보증보험의 핵심 과제로 지목된다.
서울보증보험 관계자는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을 바탕으로 수익 기반을 강화해 ROE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시장친화적인 주주환원정책 등을 통해 공모가 대비 높은 주가를 달성했고 앞으로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예금보험공사는 서울보증보험의 지분 83.85%(5854만6746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1999년~2001년 서울보증보험 회생을 위해 10조25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으며, 현재까지 남아 있는 미회수 공적자금 잔액은 5조900억원에 달한다. 예금보험공사는 공적자금 회수 일환으로 서울보증보험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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