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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 국면 길어지는 파두…주주들 속앓이 "거래 재개 해달라"
김주연 기자
2026.01.22 07:00:23
지난해 998억원 규모 수주 잔고 확보에 900억원 매출 예상
이 기사는 2026년 01월 21일 17시 3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두 사옥 전경(사진 제공=파두)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수요가 폭발하면서 '반도체 불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핵심 부품인 컨트롤러를 설계하는 팹리스(Fabless) 반도체 기업 파두는 시장 흐름에 온전히 올라타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고객사 수주 확대와 매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한국거래소의 갑작스런 거래 정지 처분이 이어지면서 시장 평가가 제한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파두에 투자한 주주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파두의 경우 소액주주 비율이 52%를 넘는 만큼 주주 권리 보호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소액주주들은 한국거래소를 향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관련 조사를 신속히 마무리하고 거래가 재개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상장 과정에서 제기된 정보 신뢰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한 제도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오히려 반도체 불장 속 소액주주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제재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지난 13일 파두는 글로벌 낸드 플래시 메모리 제조사와 203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파두는 지난해부터 SSD 관련 대규모 수주 실적을 쌓고 있는데, SSD 컨트롤러 공급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고객사는 미국의 저장장치 기업 샌디스크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주주들은 정작 울상을 짓고 있다. 파두 주식 거래가 정지돼 수주의 실적이 주식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파두는 지난 2023년 상장 당시 주요 거래처의 발주 중단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상장을 추진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1년여의 조사 끝에 지난해 12월 18일 파두 법인과 경영진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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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는 바로 다음 날인 12월 19일 파두에 대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며 주식 거래를 정지하고, 다음 해인 2026년 1월 13일까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에 대한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13일 한국거래소는 조사 기한을 15일 연장한다고 밝힌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부는 오는 2월 26일 파두와 경영진에 대한 첫 공판을 열 예정이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 조사는 형사 재판과 별도로 진행된다. 실질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이 날 경우 거래는 즉시 재개되지만 실질심사 대상이 되면 기업심사위원회의 본심사를 거쳐 코스닥시장위원회가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 과정은 통상 3~4개월이 소요되는데, 거래가 재개되거나 혹은 개선 기간이 부여돼 수개월간 주식 거래 정지 조치가 연장될 수 있다. 최종적으로 상장 폐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에 파두 소액주주연대는 갑작스런 거래 정지로 인한 당혹스러움이 크다. 이에 파두 소액주주연대는 최근 거래소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파두 소액주주연대 측은 "과거의 사안을 이유로 갑작스럽게 거래를 막는 것은 거래소의 대응 지연에 따른 책임을 선량한 투자자들에게 전가하는 가혹한 처사"라는 입장이다. 


특히 파두는 상장 초기와 달리 대규모 수주 공시를 연이어 발표하며 실적 회복을 숫자로 증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한국거래소를 향해 조속한 거래 재개를 요청했다. 


소액주주연대는 "대다수 주주는 파두의 미래 기술력을 보고 투자했다"며 "진정한 투자자 보호는 기업의 성장 동력을 끊는 심사 지연이 아닌 공정한 기회를 주는 거래 재개"라고 했다. 이어 "파두는 2026년 흑자 전환이 가시화되는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증명하고 있음에도 거래소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며 "단순히 사법적 리스크라는 프레임에 갇혀 미래 성장 동력을 사장시키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자 소액주주에 대한 폭거"라고 밝혔다.


실제로 파두의 매출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파두는 상장한 2023년 매출 225억원을 기록해 당시 제시한 목표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후 2024년에는 매출 435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규모를 확대했다. 다만 같은 해 영업손실은 950억원으로 전년(586억원) 대비 확대됐다. 이는 낸드 및 SSD 재고 평가손실이 매출원가에 반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파두가 지난해 연간 매출 900억원, 영업손실 60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을 줄였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 낸드 플래시 메모리 업체 등을 상대로 9건의 수주를 확보하며 약 998억원 규모의 수주 잔고를 쌓은 점이 실적 개선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는 영업이익도 흑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자체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파두는 핵심 IP를 자체 개발하며 성능과 전력 효율을 개선한 차세대 SSD 컨트롤러 '젠6(Gen6)'를 올해 초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의 핵심 솔루션인 전력 반도체(PMIC)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며 제품 생태계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거래 재개 시 파두의 사업 성과에 대한 재평가 가능성도 거론된다. 메타, 구글 등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와의 공급 계약도 가시화되고 있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파두는 최근 글로벌 빅테크 수주를 이어오며 국산 팹리스 업체로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게다가 주식의 52%가 소액 주주 몫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 난관에 봉착한 상황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상장 과정에서 정보 왜곡이나 위법 소지가 제기된 사안에 대해 거래소가 심사를 진행하는 것이 시장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는 입장도 있다. 거래 정지나 상장적격성 심사 제도는 기업의 개별 실적과는 별도로 정보의 정확성과 투명성을 검증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작동한다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영학과 교수는 "주주연대가 기업을 옹호하는 현상은 이해할 수 있지만, 자본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단기적인 주가 흐름이 아니라 신뢰"라며 "거래소의 조치는 주주 권리를 침해하기보다는 시장 내 정보 비대칭을 줄이기 위한 제도적 조치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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