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이 미국 자산운용사 미리캐피탈에 보유 지분 대부분을 매각하면서 실리와 명분을 동시에 챙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받아 쏠쏠한 현금 회수에 성공한 데 더해 그간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지배구조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차세대 경영진에 안정적인 운용 환경을 물려줬다는 분석이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도 회장은 전날 보유 중이던 스틱인베스트먼트 지분 11.44%(476만9600주)를 미리캐피탈에 매각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약 601억원으로 주당 가격은 1만2600원이다. 계약 직전 주가(9130원) 대비 약 25%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됐다. 이번 거래를 기준으로 산정한 스틱인베스트먼트의 기업가치는 약 5300억원 수준이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도 회장의 지분율은 2% 안팎으로 낮아진다. 도 회장은 당분간 창업회장으로서 회사가 구축해온 펀드 운용 철학과 조직 정체성이 안정적으로 계승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은퇴 수순의 일환으로 엑시트를 단행하되 창업주로서의 상징성과 조직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 지분은 남겨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엑시트를 두고 계산된 퇴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10%가 넘는 단일 블록 지분을 매각하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온전히 확보해서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운용자산(AUM)이 10조원 규모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프리미엄이 보수적으로 책정됐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스틱 입장에서는 도용환 회장이 지나치게 높은 프리미엄을 챙기지 않으면서 향후 추가적인 주가 상승 여력을 남겨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도 회장의 엑시트 결정 이후 스틱인베스트먼트 주가는 전일 대비 10% 이상 상승했다. 앞서 밸류업을 요구해온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역시 관리보수 기반 손익(FRE)을 극대화할 경우 스틱인베스트먼트의 기업가치는 80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 밝히기도 했다.
이번 지분 매각의 또 다른 의미는 지배구조 리스크 해소다. 얼라인파트너스 등은 그간 대주주 중심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도용환 회장이라는 대주주가 존재하는 한 경영권 사유화 논란과 보상체계에 대한 문제 제기는 반복될 수밖에 없었다. 이번 거래로 도 회장이 지분을 대폭 희석하면서 잠재적인 거버넌스 리스크와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차단했다는 설명이다.
도 회장의 결단으로 후배 경영진과 핵심 운용 인력들이 지배구조 논란에서 벗어나 안정적으로 투자와 펀드 운용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보수적인 기관투자가(LP) 입장에서 위탁운용사(GP)의 지배구조 리스크는 출자 과정에서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번 거래를 통해 행동주의 펀드의 압박 명분을 상당 부분 해소하면서 중장기 성장의 걸림돌을 제거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창업주의 엑시트가 하우스의 지속 가능성을 오히려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된 드문 사례"라며 "후배 경영진이 지배구조 리스크에 대한 부담 없이 투자와 펀드 운용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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