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무신사가 패션 플랫폼을 넘어 부동산시장에서도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하철 2호선 성수역 일대 부동산을 공격적으로 사들이며 사실상 '무신사 왕국'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업공개(IPO)를 앞둔 상황에서 본업 못지않게 부동산 투자에 무게를 두는 행보가 향후 기업가치 평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무신사는 2019년부터 성수동 일대 부동산을 공격적으로 매입해왔다. 첫 사례로 옛 동부자동차서비스 부지(성수동2가 271-22)를 약 220억원에 사들여 '무신사 캠퍼스 E1'을 조성했고 완공 후 마스턴투자운용에 약 1115억원에 매각했다. 이후 세일즈앤리스백 방식으로 다시 임차하면서 약 900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2019년 460억원에 매입한 성수동 CJ대한통운 부지(성수동2가 324-2)는 현재 '성수 S1'으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완공 후에는 '무신사 캠퍼스 E1'처럼 세일즈앤리스백 형태로 매각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지 매각을 통해 시세차익을 실현하기도 했다. 2023년 성수동2가 273-18과 273-35 등 두 필지를 520억원에 매입한 뒤, 2년 만에 마스턴투자운용에 매각해 약 57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해당 부지는 현재 마스턴투자운용이 '무신사 E4'로 개발 중이다.
그 외에도 무신사는 성수동 일대에 '무신사 E2', '무신사 엠프티' 등 여러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지하철 2호선 성수역의 역명 병기 권한을 확보해 역사 내에 '무신사역' 명칭을 함께 표기하며 성수동을 명실상부한 '무신사 왕국'으로 만들었다.
더불어 무신사는 성수동을 넘어 서울숲 일대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약 100억원을 투입해 인근 공실 상가 20여곳을 매입하거나 임차했으며 이들 공간은 패션 브랜드에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무신사는 이를 통해 서울숲 일대도 '무신사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로 무신사의 유형자산 장부가액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8년 87억원에 불과했지만 매년 늘어나 2022년에는 2000억원을 돌파했고 2024년 말 기준 3441억원으로 2018년 대비 약 40배 증가했다.
무신사가 부동산 투자에 집중하는 것은 단순한 자산 확장을 넘어 전략적 목적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을 통해 기업의 자산가치 제고를 노리는 동시에 '성수동=무신사'라는 상징적 이미지를 강화하고 온라인 중심의 비즈니스를 오프라인 경험으로 확장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내부에 부동산 전담팀을 두고 체계적인 운용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무신사가 부동산 투자에 무게를 두는 행보가 IPO를 앞둔 시점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핵심사업인 패션 플랫폼보다 부동산 비중이 과도하게 커질 경우 성장성이 높은 플랫폼 기업이 아니라 자산 기반 기업으로 평가돼 기업가치 산정에서 디스카운트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는 조만호 대표 개인의 부동산 투자에서도 불거졌다. 조 대표는 개인 명의로 부동산 개발 법인 '라펠'을 설립해 한남동 등에서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특히 지난해 라펠을 통해 진행한 한남동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에서 무신사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사실이 알려지며 상장 과정에서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된 바 있다. 현재는 본PF 전환 등으로 초기 우려는 상당 부분 완화됐지만 대주주 개인의 부동산 레버리지가 남은 변수로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투자는 단기적으로 현금 창출력을 높일 수 있으나 장기간 대규모 자금이 묶이면 유동성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플랫폼 기업이 부동산 비중을 과도하게 늘릴 경우 본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자산에 자본이 묶여 있다는 인식이 생겨 성장주로서의 밸류에이션에 디스카운트가 붙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무신사의 부동산 투자는 오프라인 사업 확장을 위한 수단으로 성수동을 거점으로 '성수동=무신사'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전략이 중심이었다"며 "이 전략이 효과를 거두면서 서울숲 프로젝트로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투자가 자산가치 증식을 위한 목적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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