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한화갤러리아의 입지가 명품 브랜드들의 이탈 가능성으로 흔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푸드테크 역량 강화에 집중하는 동안 정작 본업인 백화점의 명품 경쟁력을 높이는데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한화 인적분할 발표를 통해 김동선 부사장이 단독 계열분리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핵심 지렛대 역할을 해야 할 백화점의 기업가치 하락이 우려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최근 대전 갤러리아타임월드에 매출 감소를 이유로 철수를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갤러리아 측에서 마진율을 조정해 간신히 철수까지는 막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인근에 위치한 대전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가 지난해 10월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루이비통 매장을 개장한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에 루이비통이 입점한 이후 갤러리아타임월드의 루이비통 매출이 급격히 감소했다"며 "이에 루이비통 여성이 철수를 요청했고 갤러리아가 마진율 조정을 통해 여성 매장은 간신히 유지했지만 남성 매장은 올해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어 퇴점 가능성이 높다"고 귀띔했다.
일반적으로 명품 브랜드는 브랜드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해 동일상권 내 중복 출점을 꺼린다. 갤러리아타임월드와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의 직선거리는 3km도 되지 않는다. 이 가운데 신세계 아트앤사이언스에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복층 루이비통 매장이 들어서며 동일 상권 내 소비 수요가 분산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최근 케링그룹이 운영하는 브랜드 구찌도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에 퇴점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케링그룹은 구찌,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가 등을 보유하고 있다. 구찌의 퇴점이 결정되면 그룹 내 나머지 브랜드 퇴점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이들 브랜드는 모두 광교점에 입점해 있는 상태다.
광교점이 위치한 경기 남부상권 역시 최근 경쟁이 크게 심화된 지역이다. 기존의 강자인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더해 2021년 롯데백화점 동탄점이 문을 열었고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은 4년에 걸친 리뉴얼을 거쳐 2024년 '신세계 사우스시티'로 재개장했다. 경기 남부 수요가 분산되면서 갤러리아 광교점의 경쟁력도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김 부사장이 푸드테크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는 동안 백화점 본업 관리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유통업계 오너가들이 직접 글로벌 명품기업 오너가과 교류하며 브랜드 유치에 공을 들이는 것과 대비된다는 평가다.
시장 한 관계자는 "국내 타 백화점기업 오너들은 명품 브랜드 오너와 긴밀히 소통하며 협상력을 높이고 있지만 김 부사장은 관련 교류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안다"며 "오너가 직접 나서는 경쟁사들과 비교하면 갤러리아의 교섭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선 잇단 명품 브랜드들의 퇴점으로 한화갤러리아 기업가치가 떨어지면 계열분리를 준비 중인 김동선 부사장에게도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 지분 16.85%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한화는 오는 7월 인적분할을 통해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라는 신설 지주회사를 만들 예정이다. 이 신설 지주회사에는 김 부사장이 향후 이끌어갈 주력 계열사인 한화갤러리아를 포함해 라이프·테크 계열사들이 산하로 편입된다. 다만 김 부사장의 신설 지주사 지분율은 5.38%에 불과하다. 이에 향후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한화갤러리아의 기업가치 상승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화갤러리아가 현재 보유한 백화점 점포는 총 5곳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타임월드점과 광교점은 압구정 갤러리아 명품관 다음으로 매출 비중이 높은 핵심 점포다. 해당 점포들에서 명품 브랜드가 대거 이탈할 경우 한화갤러리아 전체 실적에 미치는 여파도 클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루이비통 철수는 전혀 논의된 적이 없는 사실무근"이라며 "광교점 구찌의 경우 계약기간 만료가 도래해 협의를 진행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