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방사성 폐기물 처리 기업 '오리온이엔씨'가 상장폐지 위기 기업 '플래스크' 인수에 나선 가운데 인수대금 조달 방식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차입 중심의 인수대금 조달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운장 오리온이엔씨 대표는 보유 지분 매각을 통해 인수대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리온이엔씨는 공개 매각에 나선 코스닥 상장사 플래스크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오리온이엔씨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배경에는 사업 연속성 측면에서의 긍정적 평가가 작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플래스크는 상장폐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앞서 플래스크는 감사인이 투자자산과 대여금 등의 거래 타당성에 대한 감사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2023년 사업보고서에 대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2024년 3월 말 거래가 정지됐다. 당시 사업보고서에는 유동성 악화에 따른 계속기업 불확실성도 함께 기재됐다.
이후 플래스크는 유상증자와 유형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지만, 2025년 5월22일 상장규정 제56조제1항제3호에 따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됐다. 플래스크는 영업 지속성과 경영 투명성 등을 중심으로 개선계획서를 제출했고, 같은 해 8월 말 코스닥시장위원회로부터 7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현재 플래스크가 거래 재개를 위해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는 사업의 연속성 확보다. 한국거래소는 개선 요구 사항 중 하나로 실질적인 사업 지속 가능성 확보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테리어 사업을 영위하는 플래스크는 별도 기준으로 2018년부터 2025년 3분기까지 2020년을 제외한 전 기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5년 3분기 말 기준 결손금은 547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리온이엔씨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오리온이엔씨는 방사성 폐기물 처리 설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24년 말 기준 매출 39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손익은 흑자 전환해 7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영업이익률은 18%다. 여기에 최근 서울대와의 협력을 통해 소형모듈원자로(SMR) 관련 기술 기반을 마련한 점도 사업 경쟁력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요인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오리온이엔씨의 플래스크 인수 성사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대주주 적격성과 관련한 심사를 통과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인수대금의 자기자금 조달 비중이 중요한 판단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인수대금 조달 방식이 대주주 적격성 관련 심사의 공식 항목은 아니지만 실무적으로는 자기자금 비중이 높을수록 적격성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는 인수 이후 대주주의 채무 상환 부담이 줄어들어, 피인수 회사의 자금 유출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자금 여력 자체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애드바이오텍 인수 당시 함께했던 FI들이 아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이운장 대표가 애드바이오텍 인수에 나섰을 당시 FI들은 인수대금의 약 절반인 139억원을 부담한 바 있다.
문제는 이운장 대표 개인의 자금 여력이다. 이 대표가 차입 외 방식으로 인수대금을 마련할 수 있는 수단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보유 중인 오리온이엔씨 지분 일부를 매각해 인수대금을 조달한다는 구상이다. 해당 지분은 과거 애드바이오텍 인수 추진 당시 FI와 합의했던 기업가치 기준으로 매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획대로 이운장 대표가 오리온이엔씨 지분의 절반을 매각할 경우 지분율은 24% 수준으로 하락한다. 이 대표는 2024년 말 기준 오리온이엔씨 지분 48.96%(273만4110주)를 보유하고 있다. 경영권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기존 대비 지배력 약화는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플래스크 인수에 대한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리온이엔씨가 상장사 인수에 적극적인 배경에는 자금 조달 구조 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 투자 유치 과정에서 비상장사라는 한계와 원자·방사성 관련 사업의 특수성으로 인해 투자자 설득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플래스크 인수에 성공할 경우, 상장사를 통한 자금 조달이 가능해지면서 중장기 사업 확장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오리온이엔씨 관계자는 "향후 워킹 캐피탈을 고려해 인수를 결정하게 됐다"며 "인수 과정에서 대주주 적격성을 고려해 자기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며, 보유 지분 매각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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