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혁신자산운용이 코스닥 상장사 '모비스'의 경영권 양수도 계약 취소와 관련해 최대주주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다. 계약금 반환과 위약벌 청구 소송을 추진하는 한편, 지분 처분을 막기 위한 가처분 신청도 제기했다. 혁신자산운용은 모비스의 최대주주인 김지헌 대표가 계약해지 과정에서 절차를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계약 해지의 적법성과 공시 절차를 둘러싼 책임 소재를 놓고 양측의 주장이 정면으로 엇갈리면서 본격적인 법적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9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혁신자산운용은 최근 법원에 김지헌 모비스 대표가 보유한 지분에 대한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혁신자산운용은 계약 취소의 귀책 사유가 김 대표 측에 있다고 보고, 이미 지급한 계약금 20억원의 반환과 계약서상 위약벌 조항에 근거해 45억원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2일 자신이 보유한 모비스 주식 837만72주(지분율 26.02%)를 혁신자산운용에 양도하는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혁신자산운용은 계약금 20억원을 지급했고, 잔금 430억원은 2026년 1월 26일까지 납입하기로 했다. 이번 거래는 혁신자산운용이 재무적투자자(FI)를 결집해 인수 주체를 지정하는 구조로 진행됐으며, 계약에 따라 모비스파트너스 외 1인이 양수인으로 지정됐다.
갈등의 불씨는 잔금 납입을 앞두고 제기된 제3자의 가처분 신청이었다. 해당 가처분은 주식 처분 및 경영권 이전 절차의 효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으로, 인수 구조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다. 혁신자산운용 측은 이와 관련해 FI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투자 판단을 재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김 대표 측에 잔금 납입 기한을 1월 30일까지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연기 요청을 '일시적 조정'으로 볼 것인지, '이행 불능 신호'로 해석할 것인지를 두고 양측의 시각 차가 뚜렷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계약 해지 가능성까지 거론되기 시작했고 당초 1월 26일이던 잔금 납입일을 전후해 양측은 당일 오후까지 직접 만나 실무 협의를 이어갔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5시 20분경, 모비스는 돌연 '잔금 미지급에 따른 계약 취소'를 공시했다.
혁신자산운용 측은 이 조치가 계약 절차를 위반한 일방적 통보라고 반발하고 있다. 혁신자산운용 관계자는 "공시 시점을 볼 때 실무 협의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계약 취소 공시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계약서에 명시된 '7일간의 시정 요구 기간'을 부여하지 않은 채 계약 해지를 공시한 것은 절차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취소 공시 이후의 행보를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혁신자산운용에 따르면 모비스 측은 공시 계약 해지를 공시한 당일 저녁 "벌점을 감수하더라도 공시를 정정하거나 취소할 테니 계약을 진행하자"며 납입 연장을 제안해 왔다. 실제로 다음 날인 1월27일, 모비스는 임시주주총회 일정 연기 공시를 내며 협상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핵심 쟁점인 '계약 취소 공시'는 끝내 정정되지 않았다. 혁신자산운용은 2월 2일 납입을 목표로 최종 합의를 시도했지만, 이미 계약 취소 공시가 유지된 상황에서 잔금을 납입할 경우 거래 무효 또는 법적 분쟁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혁신자산운용 측은 계약 해지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는 잔금 납입 자체가 법률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혁신자산운용 관계자는 "모비스는 취소 공시를 유지한 채 오히려 정정 공시를 통해 '인수 측의 이행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다'며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추가 협상에 나선 것도 추후 법적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증거 수집용 기망 행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정성 있게 사업을 키우려 했던 모든 네트워크와 노력이 매도인의 석연치 않은 변심으로 물거품이 됐다"며 "이미 소장을 접수했으며 위약벌 청구 등 가용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비스 측은 앞서 혁신자산운용이 기한 내 잔금 지급 의사를 명확히 입증하지 못했고, FI 자금 조달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계약을 취소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연기 요청 자체가 계약상 해지 사유에 해당한다는 해석이다.
이에 대해 딜사이트는 김지헌 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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