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발생한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포인트 지급 이벤트 과정에서 통화 단위가 잘못 입력되면서, 1인당 2000원을 지급해야 할 설정이 비트코인으로 처리됐고 이로 인해 내부장부상 막대한 규모의 비트코인이 허위로 생성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단순 이벤트 운영 오류가 거래소 전산 구조와 내부 통제 체계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9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 6일 오후 7시 '랜덤박스' 이벤트로 1인당 2000~5만원의 당첨금을 지급하려다 단위를 '원' 대신 '비트코인(BTC)'으로 입력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빗썸이 실제 보유한 비트코인 약 4만개의 15배를 넘어서는 62만개가 장부상 존재하는 것으로 표시됐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사고 당시 시세 기준 약 60조원 규모다.
장부상 오류는 곧바로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잘못 지급된 비트코인을 보유하게 된 일부 이용자들이 이를 즉각 매도하면서 빗썸 내 비트코인 가격은 다른 거래소 대비 약 16%까지 급락했고, 시스템이 가공의 잔고를 실제 매물로 인식해 체결시키면서 약 30억원 규모의 자산이 외부로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실체가 없는 자산 정보가 거래 체결과 가격 형성에 반영되면서 단기적인 시장 왜곡이 발생한 셈이다.
◆빗썸 "입력 오류로 발생…사후 조치 진행 중"
빗썸은 이번 사고가 내부 직원의 단순 입력 실수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벤트 지급 과정에서 통화 단위를 잘못 선택했고 시스템상 이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오류를 인지한 이후 해당 거래를 중단하고 문제 계정에 대한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과정에서 거래소 전산 시스템이 실제 보유량을 초과하는 가상자산 지급을 구조적으로 허용했다는 점이 함께 드러났다. 비트코인과 같은 핵심 자산이 사전 검증이나 자동 차단 없이 장부에 반영될 수 있었던 구조 자체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현실 보유가 아닌 장부상 잔고가 거래 체결로 이어질 수 있었는지, 나아가 출금 단계에서 어떤 통제 장치가 작동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업계 파장…"규제 공백 속 신뢰 문제 부각"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 운영 실수의 범위를 넘어선 사안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의 오지급이나 전산 사고에 대해 명시적인 규정은 제한적이다. 이 때문에 거래소의 내부 통제와 자율 관리가 사실상 유일한 안전장치로 작동해 왔다.
이번 사고는 그 자율 관리 체계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 장부의 오류 정보가 거래와 가격 형성에 반영되고, 그 과정에서 외부 전송 등 실질 피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는 점에서 거래소 신뢰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는 분석이다. 특히 가상자산 시장 특성상 거래소 신뢰가 가격과 유동성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파장은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2000원 지급 설정 오류로 시작된 이번 사고는 장부상 60조원 규모의 허위 자산과 가격 급변, 자산 유출로까지 이어졌다. 사건의 원인은 단순 입력 실수로 정리됐지만, 그 과정에서 드러난 전산 구조와 통제 체계 문제는 향후 거래소의 법적인 책임 및 보상 문제로지 번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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