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KB국민은행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의 실명확인 입출금계좌 제휴를 6개월만 연장하기로 하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형식상 재계약이지만 통상 1년 단위 계약을 절반으로 줄인 것으로 사실상 조건부 동행에 가깝다는 평가다. 최근 빗썸을 둘러싼 각종 악재로 은행의 평판 및 규제 리스크 부담이 커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양 측은 이달 만료 예정이던 실명계좌 계약을 6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잠정 합의했다. 세부 조항과 시행 시점은 조율 중이다. 금융당국 검사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 계약을 체결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빗썸은 최근 내부통제 문제로 잇따라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6일 이벤트 보상 지급 과정에서 단위를 잘못 입력해 비트코인 약 62만개가 잘못 지급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금융감독원은 전산 시스템과 자산 검증 체계, 내부통제 전반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으며 검사 기간도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 여기에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가 지난해 제기된 취업 청탁 의혹과 관련해 빗썸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의 악재까지 겹쳤다.
이번 재계약에는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조건이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발생 시 즉각 보고 의무를 명시하고 전산 통제 절차를 구체화하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빗썸 역시 재계약 기간을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자산 검증 시스템 고도화와 다중 결재 체계 보완 등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은행 입장에서 실익도 적지 않았다는 점은 계약 유지의 배경으로 꼽힌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3월 제휴 이후 가상자산 투자 수요 유입 효과를 누렸으며 요구불예금 잔액이 최대 3조원 수준까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고객 유치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추가 사고가 발생할 경우 평판 리스크가 수익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 계약을 통해 상황을 관망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다른 제휴 은행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코인원과 1년 단위 계약을 맺고 있으며 올해 3분기 갱신을 앞두고 있다. 케이뱅크 역시 오는 10월 업비트와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어 향후 금융당국 검사 결과와 업계 전반의 내부통제 수준이 재계약 조건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빗썸 관계자는 "당사는 이번 재계약 기간을 내부통제 고도화를 위한 집중 점검 기간으로 삼고 자산 검증 시스템 고도화, 다중 결재 시스템 보완 등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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