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15~20% 이하로 제한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조항이 현실화될 경우 빗썸 지배구조가 구조적 변곡점을 맞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규제가 시행되면 단순 지분 축소가 아니라 지배권 축 이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빗썸 지배구조의 핵심은 최상단 지배회사인 SG브레인테크놀로지컨설팅(SG Brain Technology Consulting)에 있다. 해당 법인은 이정훈 동일인 측이 50%, 김병건 BK그룹 대표 측이 49.99%, 기타 소액주주가 0.01%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가 BTHMB HOLDINGS PTE. LTD., DAA, 빗썸홀딩스를 거쳐 거래소 운영법인까지 이어지는 지배 사슬의 정점이다.
정책 취지를 고려하면 지분 제한 규제는 개인 직접지분이 아니라 동일인과 특수관계인을 합산한 실질 지배력 기준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규제 대상은 최종 운영사가 아니라 지배구조 최상단 법인이 된다.
지분 상한이 20%로 설정될 경우 이정훈 측은 현재 50% 지분 중 최소 30%를 처분해야 한다. 상한이 15%로 낮아지면 매각 규모는 35%까지 늘어난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순 매각이 아니라 지배구조 재편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현재 SG Brain 지분 구조상 이정훈 측과 김병건 측 지분 격차는 0.01%에 불과하다. 이정훈 측이 보유 지분 일부라도 매각하면 김병건 측이 이를 인수하는 순간 단독 최대주주 지위가 넘어갈 수 있다. 지분 이동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지배권이 즉시 이동할 수 있는 구조라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세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첫째는 전략적 투자자에게 지분을 넘기는 방식이다. 금융회사나 대형 기관이 참여할 경우 지배구조 안정성과 규제 적합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둘째는 시장 매각이다. 이 경우 지배권이 분산되며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셋째는 김병건 측 지분 확대다. 현재 지분 구조상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꼽힌다.
빗썸 지배구조가 규제에 민감한 이유는 직접 지분이 아니라 다층 지주 구조로 지배력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는 규제 적용 시 상단 지분만 조정돼도 하위 지배라인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 결과적으로 규제는 지분율 감소 문제가 아니라 권력 중심 이동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업계가 우려하는 부분도 이 지점이다. 거래소 산업이 기술 기반 민간 기업 중심으로 성장해온 만큼 일률적 지분 제한은 창업자 지배력 약화와 경영 의사결정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TF 자문위원들 역시 이미 형성된 지분 구조를 사후 규제로 조정하는 방식은 주주자본주의 원칙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분 제한 정책이 단순 규제 수준을 넘어 산업 구조 자체를 바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거래소를 준금융기관으로 보고 공공성을 강화하려는 정책 방향이 반영된 만큼 향후 거래소 기업가치는 실적보다 지배구조 안정성과 규제 적합성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분 상한 규제는 거래소 산업에서 사실상 지배구조 재편 장치로 작동할 수 있다"며 "특히 빗썸처럼 공동 지배 구조를 가진 기업일수록 지분 이동이 곧바로 경영권 이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염두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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