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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의 심장 'K-로봇'…증시 밸류업 '견인'
이세정 기자
2026.02.16 07:00:16
현대차 아틀라스가 쏘아 올린 신기원…코리아 디스카운트 타파할 열쇠
이 기사는 2026년 02월 13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봇은 더 이상 단순한 기계가 아니다.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 국가 안위와 경제 주권을 지킬 전략 자산이자, 꺼져 가는 제조업에 다시 불을 지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로봇 전쟁의 골든타임을 사수할 마지막 승부수는 결국 낡은 규제를 걷어낸 '특구(特區)'에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테슬라 '옵티머스'와 맞붙을 현대차그룹 '아틀라스'부터 생존을 위해 로봇 기업으로 변신하는 부품사의 사투, IPO(기업공개)와 동반성장펀드로 이를 뒷받침하는 자본의 흐름까지 치열한 로봇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을 생생하게 담아 본다. [편집자주]
(왼쪽부터) 메리 프레인 보스턴다이나믹스 메리 프레인 스팟 프로덕트 매니저, 캐롤리나 파라다 구글 딥마인드 로보틱스 총괄, 알베르토 로드리게즈 보스턴다이나믹스 아틀라스 행동 정책 담당, 로버트 플레이터 보스턴다이나믹스 CEO,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아야 더빈 보스턴다이나믹스 휴머노이드 응용전략 담당, 잭 재코우스키 보스턴다이나믹스 아틀라스 개발 총괄, 이웅재 현대차그룹 제조솔루션본부 및 보스턴다이나믹스 혁신담당 상무, 우승현 현대차그룹 GSO 미래전략담당 팀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제공=현대차그룹)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코스피 지수가 1980년 1월 100포인트로 출발한지 46년 만에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 주도의 기업가치 제고 노력이 밸류업을 견인했지만,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공개로 로봇 생태계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된 점도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로봇 산업 전략은 단일 기업의 성장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궁극적으로 산업 전체의 밸류체인을 구축해 관련 부품사와 소프트웨어 기업과 동반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게 골자다. 나아가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의 국가 경제 체질을 로보틱스 기반의 첨단 기술 구조로 개편해 글로벌 산업 패러다임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6'에 참가했다. 이번 CES의 주인공은 현대차그룹 미국 로봇회사인 보스턴다이나믹스(BD)가 공개한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이었다. 아틀라스는 최대 50kg의 무게를 들고 230cm 높이까지 도달할 수 있으며, -20℃에서 40℃의 극한 환경에서도 성능을 발휘한다. 또 360도 회전 가능한 관절과 56개의 자유도(DoF)를 통해 인간에 가까운 움직임을 구현했다.


BD는 오는 2028년부터 차세대 아틀라스를 미국 조지아 소재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완성차 부품 분류에 투입하고,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으로 작업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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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시총 100조원 돌파…로봇 밸류체인 '동반 랠리'


차세대 아틀라스의 데뷔는 한국 증시의 판도를 뒤흔든 결정적 기폭제가 됐다. CES 2026 현대차 전시관이 관람객에게 공식 오픈된 7일 현대차 주가는 전일 대비 13.8% 오른 주당 35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후 꾸준히 우상향 기조를 보이던 현대차 주가는 지난달 21일 종가 기준 최고가인 54만9000원을 기록했으며, 시가총액은 처음으로 '100조원 클럽'에 입성했다.


현대차 주가의 상승 기류는 그룹사 주가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됐다. 예컨대 HMGMA에 생산을 설치하는 기아는 장중 17만7000원(1월20일)을 터치했으며, BD에 액츄에이터를 공급하는 현대모비스도 같은 날 주가가 50만원에 근접한 49만9500원까지 치솟았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의 로봇과 자율주행 시스템통합(SI) 투자 확대에 따른 수혜 계열사로 거론되는 현대오토에버 주가는 단기간에 60% 넘게 폭등했으며, 종가 50만1000원(1월13일)을 달성했다.


나아가 현대차그룹의 로봇 전략은 관련 산업 전반의 주가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 글로벌 점유율 확대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하루에만 20% 가까이 주가가 올랐으며, 서비스 로봇과 물류 솔루션 사업의 성과가 가시화된 LG전자도 지난달 주가가 23%가량 올랐다.


코스피 지수·현대차 주가 추이. (그래픽=신규섭 기자)

BD의 경쟁사로 분류되는 미국 고스트로보틱스를 인수한 LIG넥스원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 중이다. 아울러 산업용 로봇에 들어가는 서보 모터와 인버터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LS ELECTRIC(옛 LS산전)도 16%를 상회하는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부품사 랠리를 주도했다.


코스피 뿐 아니라 코스닥도 덩달아 상승 흐름에 올라탄 모습이다. 지난해 3월 삼성전자 계열사로 편입된 레인보우로보틱스는 2028년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로봇 테마 대장주로 불리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는 장중 70만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와 함께 감속기, 센서, 액추에이터 등 로봇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에스피지(SPG)와 에스비비테크, 우림피티에스 등의 기업가치가 크게 올랐다.


◆ '피지컬 AI' 시대 서막, 코스피 5000 지지대…국가 대표 산업 육성


주목할 대목은 현대차그룹의 로봇 전략인데, 제조업의 자동화를 넘어 서비스, 물류, 의료 등 전 산업 분야로 확장되는 '피지컬 AI' 시대의 도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는 BD 기술력을 자사 생산 라인뿐 아니라 자율주행 배송과 재난 구조, 원격 의료 지원 로봇 등에 이식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람을 대신해 핵 시설 해체 작업에 투입되기도 했다. 이 같은 기술 침투는 상장사 전반의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코스피 5000선을 지탱하는 실질적인 펀더멘털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로봇 산업 밸류체인을 만들기 위해 가장 기민하게 움직이는 총수다. 실제로 정 회장은 정부의 국민성장펀드 소식을 접하자마자 금융위원회 측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비전은 로봇 산업의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한국을 글로벌 로봇 산업의 메인스트림(주류)로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과 맞물려 'K-로봇'을 반도체를 잇는 제2의 국가 대표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국가급 프로젝트'의 시작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5000 돌파는 특정 종목의 독주가 아니라 로봇이라는 거대 생태계가 자본 시장의 신뢰를 확보한 결과"라며 "현대차가 닦아 놓은 밸류체인 위에서 연관 기업들이 실적을 증명하기 시작하면서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가 해소되는 결정적인 변곡점을 맞이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로봇 산업이 고도화되면 글로벌 자본이 모여드는 '메카'가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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