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강울 기자] 서민·취약계층을 위한 금융지원과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책 수요자가 체감하는 변화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금융소비자와 금융약자의 시각에서 기존 정책을 전면 재점검하고, 금융소비자 보호를 금융정책·감독의 중심에 두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문희 금융위원회 금융소비자정책과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핵심 키워드로 본 2026 금융사 전략 지도'를 주제로 열린 '딜사이트 2026 금융포럼'에서 "금융회사가 소비자 권익보다 이익 추구에만 몰두한다는 비판과 금융 거래 관행 전반에 불공정 소지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며 금융권에 대한 비우호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그는 '금융소비자 보호 정책 현황 및 향후 과제'를 주제로 현행 체계의 한계와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조 과장이 꼽은 핵심 현안은 민생침해형 금융범죄 증가와 금융접근성 저하다. 보이스피싱과 불법사금융 피해가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사후 처벌 위주의 대응을 넘어 구조적·사전적 예방 중심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취약계층의 금융접근성 문제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은행 점포 감소가 지속되면서 고령층과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 이용 편의성이 떨어지고, 금융서비스 이용 격차가 확대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금융범죄 증가와 접근성 저하로 소비자 보호 사각지대가 확대되고 있지만, 현행 제도는 이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규정 중심·균등 적용 방식의 소비자 보호 규율이 변화한 금융 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조 과장은 :국내 금융소비자 보호 규율과 감독은 규정 중심의 균등 적용 성격을 띠고 있다"며 "디지털화와 판매 채널 다변화 등 환경 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데 구조적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금융소비자 중심의 금융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범죄 예방과 금융접근성 제고를 위해 사전적 예방과 사후적 구제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금융소비자 중심 행정 ▲소비자 보호 문화 정착 ▲금융범죄 척결 ▲금융접근성 개선 ▲맞춤형 금융교육 등 5대 정책 방향과 12대 세부 과제를 제시했다.
조 과장은 구체적으로 금융정책 설계 과정에 소비자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도록 평가위원회를 설치하고, 소비자 보호 전담 조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각 규제가 현장에서 실효성을 갖도록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하고, 기술 환경 변화에 맞춰 소비자 보호 장치를 지속적으로 점검·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장 체감도를 높이기 위한 대책도 내놨다. 보이스피싱 통합 대응 AI 플랫폼을 구축해 통신사와 금융권 간 의심 정보를 공유하고, 피해 예방 책임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은행 점포 폐쇄 시 사전 영향평가를 강화하고 디지털 라운지와 이동점포를 확대해 대면 서비스 공백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사들이 도입한 책무구조도와 관련해서는 내부통제의 실효성 확보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조 과장은 "책무구조도의 안착을 통해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보안사고나 건전성 악화 발생 시 임직원과 대주주의 책임을 보다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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