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아세아제지가 골판지 원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동종업계 공장에서 잇따라 대형 화재가 발생해 골판지 수급 불안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을 통보한 것이다. 시장의 공급 부족 우려를 수익 개선의 지렛대로 활용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세아제지는 12일 고객사에 공문을 보내 이달 24일부터 골판지 원지 가격을 지종별로 톤당 7만~8만원(kg당 70~80원)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같은날 아세아제지 계열사인 경산제지도 공문을 발송해 23일부터 전 지종에 대해 kg당 80원 인상을 예고했다.
아세아제지는 공문을 통해 "원지 가격 하락,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자재 수입 비용 증가, 전력비 및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의 상승으로 자체적인 원가 절감 노력만으로는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가격 인상 통보는 지난 7일 경기도 오산의 한 골판지 제조 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시장의 수급 불안이 가시화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이뤄졌다. 지난 11일에는 시흥시에 있는 제지 공장의 야적장에서도 불이 나 업계 전반에 수급 우려가 확산된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시장의 불안한 상황을 틈타 가격을 인상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제지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인 건 공감하지만 사고 직후 곧바로 가격 인상에 나선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아세아제지는 공문에서 가격 조정의 사유 중 하나로 "최근 원지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품질과 원활한 공급 유지를 위해 가격을 조정했다"고 직접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원가 부담 외에도 시장의 물량 부족 상황을 가격 인상의 기회로 활용했음을 자인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생산량 기준 업계 1위인 아세아제지가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삼보판지와 신대양제지 등 경쟁사도 인상 여부와 시기를 놓고 조율할 전망이다. 제지 공장 설비의 특성상 화재 피해 복구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데다, 생산량 증설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려운 만큼 수급난이 해결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원지 가격 상승은 골판지, 상자 가격의 연쇄 상승을 촉발해 택배비 등 소비자 물가 전반에 부담을 키울 수 있다.
아세아제지 관계자는 "그동안 시장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황이라 인상이 힘들었으나 최근 복합적인 이유로 수요가 다소 살아나면서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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