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LG전자가 TV 시장 경쟁 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해법으로 가격을 낮춘 프리미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전략을 본격화한다. 프리미엄 성능은 유지하되 합리적인 가격대의 OLED TV를 전면에 내세워 가격 장벽을 낮추고 중국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와의 정면 경쟁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안으로 OLED 스페셜 에디션(SE)를 탑재한 보급형 OLED TV를 출시할 예정이다. OLED SE는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패널로, 기존 OLED 패널보다 20% 이상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OLED SE 패널 가격은 48인치부터 83인치 기준 250달러에서 900달러 수준으로, 이는 기존 OLED 패널가인 300달러에서 1200달러보다 낮은 금액대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55형 패널을 양산 중이며 48형부터 77형·83형까지 전 라인업으로 OLED SE 패널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OLED SE는 지난 1월 열린 CES 2026에서 선공개됐다. 당시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OLED의 프리미엄 가치를 높여나가는 동시에 가격을 낮춘 제품"이라며 "고객사들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과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제품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원가 절감을 위해 패널 밝기를 1000니트(nit)로 낮췄다. 니트는 촛불 한 개의 밝기를 뜻하는 단위다. 아울러 빛 반사를 줄여 시인성을 높이는 편광판도 제거했다.
OLED SE가 탑재된 TV는 기존 LG전자 OLED TV의 볼륨존을 형성하는 C·B 시리즈보다 더 낮은 가격대로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OLED TV 라인업은 초프리미엄 제품인 M시리즈를 시작으로 프리미엄 OLED TV인 G시리즈, 이후 C·B 시리즈 순으로 구성돼 있다. C·B 시리즈에 포함된 OLED TV의 밝기는 600~700니트 수준으로 파악된다. OLED SE는 이보다 더 밝지만 편광판을 제거한 만큼 가격 인하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C·B 시리즈의 가격대는 최소 180만원대에서 1200만원대로 형성돼 있다. 이 중 B시리즈 최고가는 820만원으로 실속형 OLED TV로 분류된다. 프리미엄 LCD로 불리는 LG전자의 미니 LED TV 라인업인 QNED TV 가격대가 160만원에서 1000만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OLED SE TV 가격은 미니 LED TV와 비슷하거나 더 낮은 수준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일각에서는 세트 가격은 패널 가격 인하율만큼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B·C 시리즈보다 성능을 높이면서 가격을 더 낮추는 선택"이라며 "하방 가격대를 확대해 중국 미니 LED TV와의 정면 경쟁을 노리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초프리미엄 제품군에서도 가격 부담을 낮추려는 시도도 병행되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CES 2026에서 9mm 두께의 LG OLED 에보(evo) W6를 공개했다. W는 '월페이퍼'를 의미하는데 LG전자가 해당 시리즈를 선보인 것은 2017년 출시된 시그니처 OLED W 이후 약 10년 만이다.
다만 네이밍 전략에는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LG전자는 W(월페이퍼)·M(무선)·R(롤러블)·T(투명 OLED) 라인업을 최상위 브랜드인 '시그니처 OLED TV'로 묶어왔다. 이번에는 시그니처보다 한 단계 아래 브랜드인 에보(evo) 명칭을 적용했다.
LG전자 홈페이지에 따르면 2023년 출시한 시그니처 OLED 8K TV 가격은 1억1000만원, 지난해 출시한 OLED 에보 AI TV 가격은 4972만원으로 형성돼 있다. 동일 모델은 아니지만 브랜드 간 가격대 차이가 분명한 만큼 OLED 에보 W6 역시 시그니처 수준의 초고가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의 OLED TV 가격 낮추기 전략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TV 사업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주목된다. LG전자의 TV 사업을 담당하는 MS 사업본부는 지난해 4분기 2615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연간 누적으로는 총 7509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에 LG전자는 최근 지난해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프리미엄과 보급형 제품군에서 가격 경쟁이 심화하며 판가 하락과 경쟁 비용 증가로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수요 둔화 국면에 접어든 TV 시장 환경에서 LG전자의 이 같은 전략이 유효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OLED SE를 통해 OLED TV 진입 가격을 낮추며 중국 미니 LED TV와의 가격 격차를 좁히는 한편 초프리미엄 영역에서는 기술 상징성을 유지하면서 가격 부담을 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방에서는 볼륨 확대, 상방에서는 브랜드 이미지를 동시에 겨냥한 이중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로서는 생존을 위해 OLED TV를 전면에 내세울 수밖에 없다"며 "동시에 가격 장벽을 낮춰야 중국 업체들과 본격적인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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