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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베이터, 대규모 주주환원 특별배당 '잔치'
이우찬 기자
2026.02.12 07:00:23
밸류업 프로그램 이후 주주가치 제고 요구, 사옥매각 등 대응…FI 엑시트 대비 재원 마련도
이 기사는 2026년 02월 11일 16시 1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현대엘리베이터가 1주당 1만2010원의 파격적인 배당을 진행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자본준비금의 이익잉여금 전환은 대규모 주주환원을 가능하게 했다. 재무투자자(FI) 엑시트에 대비해야 하는 현대엘리베이터 최대주주 현대홀딩스컴퍼니에도 반가운 일이다. 윤석열 정부 당시 울며 겨자먹기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됐는데 이후 주주환원 확대로 주주친화 정책을 결정하면서 결국 해피엔딩이 됐다는 분석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는 지난 10일 2025년 결산 4336억원의 배당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순이익(2668억원)의 160%에 해당할 만큼 규모가 크다. 1주당 1만2010원으로 시가배당율은 12.1%에 달했다. 정기예금 금리가 3% 초반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배당이다.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1주당 1000원씩 분기배당을 지급한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총 주당 배당금은 1주당 1만4010원이다.


지난해 실적은 좋지 않았다. 2025년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4695억원, 2096억원이다. 2024년 대비 각각 14%, 7% 감소한 수치다. 건설경기 부진 여파였다. 다만 순이익의 경우 2668억원으로 38% 늘었다. 연지동 사옥을 매각하고 현대무벡스 주식 일부를 처분해 각각 4500억원, 700억원을 손에 쥔 효과다. 자산 유동화와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며 대규모 배당을 뒷받침한 것이다. 


파격 배당은 무엇보다 자본준비금의 이익잉여금 전입에 따른 것이다. 4336억원 중 3070억원에 해당한다.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관련 안건이 통과됐다. 법인세법 18조8호와 소득세법 시행령 26조의3 6항에 따라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받은 배당금은 배당소득에 포함되지 않는다. 개인투자자는 배당소득세를 내지 않고 법인 대주주도 절세 효과를 보게 됐다. 법인세법상 익금불산입으로 해당 배당금을 수익으로 보지 않는다.


절세와 주주환원 강화 두 토끼를 잡을 수 있어 자본준비금 감액배당은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기업분석업체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한 상장사는 2022년 31곳에서 2025년 130곳으로 급증했다. 메리츠금융지주가 대표적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총 6890억원의 감액배당을 했으며 조정호 회장은 2년간 3626억원을 세금 없이 지급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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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당시였던 2024년 9월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것도 결국 이번 대규모 배당의 도화선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엘리베이터업계 1등 기업임에도 저평가 종목이었던 현대엘리베이터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종목에 선정됐고 시장에서 주주환원 요구를 받아왔다. 그해 12월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5% 달성 주주환원율 50% 이상이 골자였다. 일회성 이익도 주주환원 대상이었다. 이후 연지동 사옥 매각, 현대무벡스 주식 매각이 이뤄졌다.


현대엘리베이터를 보는 시장 평가도 달라졌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022년 0.97배에 불과했는데 2023년과 2024년 각각 1.25배, 1.51배로 상승했다. 지금 PBR은 3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1년 전 2조1000억원의 시가총액은 지금 4조1000억원으로 불어났다.


대규모 배당은 현대홀딩스컴퍼니에도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H&Q가 향후 엑시트할 때 지급해야 할 재원을 미리 확보하는 효과를 얻어서다. 현대그룹 백기사였던 H&Q는 2023년 11월 지주사 격인 현대홀딩스컴퍼니에 상환전환우선주(RCPS) 970억원, 전환사채(CB) 1330억원, 교환사채(EB) 800억원 등 총 3100억원을 투자했다. H&Q는 지난해 EB 전량을 행사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4.9%와 교환했고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매각했다. 잔여 RCPS, CB의 경우 지배력 유지가 필요한 현대홀딩스컴퍼니가 인수할 것으로 관측된다. 


2000억원 이상의 현금 유출 이벤트가 예정된 셈인데 이번 대규모 배당으로 재원을 일부 충당할 수 있는 것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786만8159주를 보유한 현대홀딩스컴퍼니는 결산배당으로 약 945억원을 비과세로 지급받을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홀딩스컴퍼니의 최대주주인 현 회장에게도 이번 대규모 배당이 그룹 지배력 유지를 위해 유리하게 작용하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엘리베이터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기업가체 제고에 나서며 대규모 주주환원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된 것"이라며 "현대그룹 차원에서 보면 H&Q 엑시트를 위한 재원 마련을 하게 돼 대주주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래픽=딜사이트 신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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