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글랜우드크레딧이 블라인드펀드 마수걸이 투자로 낙점한 실리콘투의 상환전환주(RCS) 전환 시점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투자 당시 대비 주가가 40% 가까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업사이드가 제한적인 크레딧 투자 특성을 감안하면 1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잭팟을 터트렸다는 평가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랜우드크레딧이 지난해 2월 실리콘투에 투자한 RCS의 전환청구 가능 시점이 오는 3월 23일 도래한다. 지난해 글랜우드크레딧은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실리콘투가 발행한 RCS 약 440만주를 주당 3만2695원에 인수했다. 총 투자금액은 약 1440억원이다. 전환청구 기간 도래 직후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지분율은 약 6.72% 수준이다.
현재 실리콘투 주가는 투자 당시 대비 큰 폭으로 상승한 상태다. 최근 주가는 4만4000원~4만5000원 수준에서 형성되며 투자 시점 대비 약 37% 상승했다. 전환 이후 블록딜 또는 단계적 매각을 통한 엑시트가 이뤄질 경우 글랜우드크레딧은 약 1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의미 있는 투자 성과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4만5000원 수준에서 보통주로 전환 후 회수한다고 가정할 경우 약 540억원의 차익이 발생하며 내부수익률(IRR)은 약 35%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이번 투자는 글랜우드크레딧이 블라인드펀드 결성 이후 집행한 첫 투자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글랜우드크레딧은 지난해 약 6000억원 규모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한 이후 성장성과 현금창출력을 동시에 갖춘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 기회를 모색해왔다. 첫 투자에서 단기간 내 성과가 가시화될 경우 향후 펀드레이징과 딜소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레퍼런스를 확보하게 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당시 블라인드펀드에서 1000억원 이상이 집행됐으며 코인베스트먼트 펀드를 병행해 나머지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투자는 딜소싱을 비롯한 투자 전반에서 이찬우 대표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K-뷰티 열풍이 식지 않는 가운데 실리콘투의 밸류체인 내 포지션과 글로벌 확장성을 높게 평가해 투자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와 컬럼비아 MBA 졸업하고 베인앤컴퍼니와 크레딧스위스증권(현 UBS),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등을 거쳤다. 이후 지난 2021년부터 출범한 글랜우드크레딧의 첫 대표로 선임되면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
투자 초기에는 실리콘투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주가가 조정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K뷰티가 글로벌에서 각광을 받으면서 수출 허브인 실리콘투의 실적과 주가 모두 빠르게 회복했다. 실제 지난해 2월 주가는 2만6000원 수준까지 하락했지만 같은 해 7월 한때 6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향후 성장 모멘텀이 유지될 경우 추가적인 수익률 상승 가능성도 거론된다.
실리콘투는 K-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유통을 대행하는 플랫폼 기업이다. 자체 역직구 플랫폼 '스타일코리안닷컴'을 기반으로 국내 중소 화장품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으며 물류, 마케팅, 현지 판매까지 통합 제공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미국과 유럽, 중동, 동남아 등 주요 지역에 물류 거점을 확보하며 빠른 외형 성장을 이어왔고 해외 수요 확대에 힘입어 매출과 수익성이 동시에 개선되는 국면에 진입했다.
특히 K-뷰티 산업이 브랜드 중심 경쟁에서 글로벌 유통망 경쟁으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실리콘투는 플랫폼 기반 유통사로서 존재감을 키워왔다는 평가다. 2019년 648억원이던 매출은 이듬해 994억원으로 증가하더니 ▲2021년 1310억원 ▲2022년 1650억원 ▲2023년 3429억원 ▲2024년 6195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8103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매출 1조원 달성 가능성도 점쳐지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크레딧 투자 구조로 리스크를 낮추면서도 성장 산업의 업사이드를 확보한 사례"라며 "글랜우드크레딧 입장에서는 블라인드펀드 첫 투자에서 상징적인 성과를 만들 기회를 얻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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