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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와 中 TV업체 동맹의 시사점
김주연 기자
2026.02.10 08:25:14
글로벌 TV시장, 한·중 2파전 구도 재편…삼성·LG, 차별화 전략 필요
이 기사는 2026년 02월 09일 08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한때 글로벌 TV 시장의 제왕으로 불렸던 일본 소니가 TV 사업의 경영권을 중국에 넘기며 글로벌 TV 시장의 한 시대가 막을 내렸다. 


소니그룹은 최근 TV 사업부를 물적 분할해 중국 TCL과 합작 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합작회사는 TV와 홈 오디오 제품의 개발부터 판매까지 전반을 맡으며 지분 구조는 TCL 51%, 소니 49%다. 사실상 소니 TV 사업이 중국에 넘어간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작을 계기로 글로벌 TV 시장이 한국과 중국의 2파전 구도로 재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시바·샤프·히타치 등 일본 기업들이 이미 TV 사업에서 물러난 상황에서 소니가 사실상 일본 TV 산업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는 평가다.


한때 일본이 TV 기술과 브랜드를 상징했던 국가였던 만큼 소니의 이번 결정은 시대의 변화를 실감하게 한다. 그 변화의 중심에 선 것은 한국 TV 기업들이었다. 브라운관 TV가 주류였던 전환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액정표시장치(LCD)를 차세대 TV로 낙점하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파고들었다. 이후 기술력을 끌어올려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했고 이는 일본 TV 기업들의 출구 전략을 앞당기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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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최근 중국 TV 업체들의 공세가 한국 기업들의 성장 경로와 닮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LCD 기반의 중저가 시장에서 출하량을 키운 뒤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로 프리미엄 시장 진입을 시도하며 외형과 존재감을 동시에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TCL-소니 합작은 한국 TV 기업들이 '제2의 일본'이 될지, 아니면 경쟁을 뿌리칠 수 있을지를 가를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시장조사업계에서는 TCL과 소니의 합작 법인이 출범할 경우 2027년 출하량 기준으로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기준 삼성전자는 글로벌 TV 출하량 점유율 17%로 1위를 유지했지만, TCL이 16%를 기록하며 바짝 추격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사업부가 최근 영업이익 적자 등 수익성 부진에 직면한 점도 부담이다. LG전자가 지난해 TV 사업부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삼성전자 역시 일부 인력을 다른 사업부로 전환 배치한 것도 이런 위기감을 반영한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한국 기업들이 과거 일본 TV 업체들처럼 속수무책으로 밀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과거 일본 기업들은 경쟁에서 밀리자 TV를 포기하고 출구 전략을 모색했지만 한국 기업들은 대응 전략을 다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은 중국 기업들이 저가 공세에 맞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강화해 프리미엄 시장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가 매출 기준 점유율로 한국 기업을 넘어서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매출 기준 점유율 44.2%를 차지하며 과반에 가까운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전 세계 TV 수요가 줄어들었지만 프리미엄 시장을 잡고 있는 만큼 점유율을 사수할 수 있다는 평가다.


또한 삼성전자의 타이젠과 LG전자의 Web OS는 TV 운영체제(OS)를 넘어 광고·서비스 수익을 키우고 원동력이 되고 있다. 수년간 누적된 글로벌 사용자 기반과 콘텐츠·광고 생태계와 운영 경험이 결합된 영역이라는 점에서 중국 업체들이 단기간에 따라오기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아울러 중국 업체들의 시장 확대에는 정부 규제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 주 등 일부 주에서는 데이터 보안 우려를 이유로 중국 연계 기술이 적용된 기기의 공공부문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북미 시장 비중이 큰 TCL과 소니의 합작 구상 역시 향후 규제 환경 변화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TCL·소니 합작 법인 등 중국 업체들의 약진은 분명 위협적이지만 상황은 과거 일본 사례와 크게 다르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응 전략에 따라 일본의 전철을 밟을지, 생존할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TCL-소니 합작은 경고이자 시험대다. 지금의 위기는 과거 일본 사례를 떠올리게 하지만 지금 한국 TV 산업이 쥔 카드는 그때와 다르다. TV 시장의 경쟁 구도가 기술과 플랫폼, 공급망, 규제 환경까지 맞물린 구조적 싸움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 복합 경쟁 속에서 한국 TV 산업이 경쟁 우위를 갖고 있는 만큼 이 파고를 넘을  수 있는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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