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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과실 사고에도 '불이익' 외치는 보험사
이솜이 기자
2026.02.12 08:25:13
정보 비대칭 속 고객 불안 가중…안내 시스템 점검 필요
이 기사는 2026년 02월 11일 09시 2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상대측이 교통사고의 과실을 전부 인정해 고객님의 보상 접수건은 취소 처리될 예정입니다. 다만 내부에는 사고 당시 무보험자가 운전한 사실이 기록으로 남게 돼, 내년 보험 갱신 심사 과정에서 불이익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니 참고 부탁드립니다. "


주차장을 빠져나오던 도중 중앙선을 침범해 들어오는 차에 부딪혀 억울하게 사고를 당한 와중에 보험사로부터 '불이익'이라는 단어까지 들으니 심리적 압박이 느껴졌다. 


이어 대물담당자는 무보험 운전자의 신상정보부터 보험계약자와의 관계 등을 집요하게 물어왔다. '절차'라는 명분 아래 던져진 질문들이었지만, 담당자의 연이은 답변 요구 세례는 고객 입장에서 고스란히 위압감으로 다가왔다.  


다행히 매사 의문을 품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덕분에 소비자로서 경험해야 했던 불안감을 취재를 통해 검증해야 할 '문제의식'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물론 임시 운전자 특약에 가입하지 않은 채로 동승자에게 운전대를 맡겼으니 개인적으로 책임을 통감할 부분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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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보험사가 사고 외적인 요인을 계약 갱신 심사 과정에 불리하게 반영할 근거로 삼은 대목은 다른 차원의 문제로 여겨졌다. 심지어 무과실 사고임에도 말이다. 특히 국내 대표 손해보험사로 꼽히는 D사에서 겪게 된 사례라는 점에서 가볍게 지나칠 일이 아니라고 생각됐다. 


반나절을 마음 졸이며 확인한 '팩트'는 간단명료했다. 애초에 무과실 사고는 보험금 지급 자체가 이뤄지지 않아 보험사의 계약 갱신 및 인수, 할증 심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게 보험사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같은 맥락에서 보험 가입자 대신 동승자가 운전했더라도 사고를 일으킨 상대방 측 보험사에서 운전자 인적사항을 수집해가는 만큼 무보험자의 개인정보 수집 절차를 생략하는 곳도 있었다.


무보험 운전에 따른 불이익 가능성을 언급했던 보험사로부터 직접 답변을 듣고 나니 맥이 풀려 버렸다. 보상 담당 직원이 오인해 잘못 안내한 것 같다는 설명이었다. 과거 위장사고가 적발되면 특별할증이 부과되기는 했지만 이미 사문화된 지 오래됐고, 특히나 이번 사고의 경우 보험 계약 유지 및 갱신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부연도 뒤따랐다. 


무엇보다 사실관계를 확인할 통로조차 제한적인 소비자들이었다면 기자와 동일한 상황에 놓였을 때 얼마나 큰 혼란을 경험해야 할지 걱정이 앞섰다. 사고를 직접 겪고 나니 고객들이 많게는 수백개에 이르는 보험 약관 조항을 일일이 숙지할 수 없는 데 반해, 보험사가 제공하는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는 현실을 선명하게 직시할 수 있었다. 사고 발생 후 심신이 미약한 상태에서 보험사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 임을 고려하면 잘못된 정보로 고객에게 혼란을 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물론 '민원'을 상수로 안고 가야 하는 보험업 특성상 고객들에게 혹시 모를 불이익을 사전에 고지하며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편이 안전한 선택지일 수 있다. 그러나 자율주행이 일상에 스며들 정도로 운행 환경은 크게 바뀌어 있고, 사고를 둘러싼 경우의 수 역시 나날이 복잡해지는 실정이다. 보험사들이 고객에게 불안을 자극하는 설명보다 정교한 정보를 전달에 힘써, 사고 후 처리를 진심으로 믿고 맡길 수 있는 '신뢰의 보루'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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