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AK홀딩스의 애경산업 매각이 클로징을 앞두고 다시 변수를 맞았다. 핵심 브랜드인 '2080 치약' 리콜 사태가 발생하면서 인수가격 및 거래 조건 재협상이 진행 중으로 주요 재무적투자자(FI)들도 투자 집행을 일시 보류한 상태다. 딜 종결 시점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측 간 줄다리기가 재개되면서 클로징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티투프라이빗에쿼티(PE)와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공동 조성하는 인수 펀드에 출자를 검토하던 일부 출자자(LP)들은 투자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의사결정을 보류한 것으로 파악됐다. 애경산업의 '2080' 치약 리콜 사태로 거래 조건 변경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LP 투자 조건 역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태광산업 컨소시엄(태광산업·티투PE·유안타인베스트먼트)은 지난해 AK홀딩스 등이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61.13%를 약 47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전략적투자자(SI)인 태광산업이 전체 인수금액의 절반가량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티투PE와 유안타인베스트먼트가 FI로 참여하는 구조다. 당초 딜 클로징은 오는 19일로 예정돼 있다.
변수는 최근 발생한 리콜 사태다. 애경산업은 일부 '2080 치약' 제품에서 사용이 금지된 발암 물질인 트리클로산이 검출되면서 해당 제품을 전량 회수했다. 다만 제품 안전성 문제 인지 후 5일 이내 회수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는 현행 규정을 넘겨 약 2주 뒤에야 계획서를 제출하면서 대응 지연 논란이 불거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행정처분과 수사 의뢰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산업 측은 이번 사태가 브랜드 가치 훼손과 향후 법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인수가격 조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사 단계에서 반영됐던 실적 추정치와 브랜드 프리미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2080' 치약이 애경산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상징성을 고려할 때 브랜드 신뢰도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애경산업 측은 매각 대금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필요성이 큰 만큼 인수가격 방어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상이 단순히 리콜 사태에 따른 가격 조정 문제를 넘어 거래 전반의 리스크 배분을 둘러싼 협상으로 확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리콜에 따른 브랜드 훼손 가능성과 향후 법적 리스크를 인수자가 문제 삼는 만큼, 매도자 역시 거래 과정에서 제기됐던 인수 주체 관련 불확실성을 협상 변수로 함께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 손을 잡은 티투PE는 지난해 말 설립된 신생 운용사로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장남 이현준, 이한나씨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티투PE가 이번 딜의 전면에 등장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태광그룹이 오너 2세 지분이 포함된 운용사에 일감을 몰아준다는 비판과 함께 승계자금 마련을 위한 편법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여기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비상장 계열사인 티시스를 동원해 조카와 처제의 회사를 지원한 혐의가 있어서 최대 26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최근 전원회의에 상정하기도 했다. 태광의 그룹 관련 리스크도 다시 부각되면서 양측이 가격 조정폭 뿐만 아니라 사후 책임 범위와 조건 변경 여부를 두고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이슈가 거래 무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애경산업 매각이 AK홀딩스의 재무구조 개선과 직결된 거래인 데다 태광산업 역시 생활·소비재 사업 확장을 위한 전략적 투자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다만 가격 조정 폭과 사후 책임 범위를 둘러싼 이견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클로징 일정은 불가피하게 늦춰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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