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포스코가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일관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면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이 본격화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기로를 통해 자동차 강판을 생산할 경우 향후 '그린철강'에 대한 수요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부가가치 철강제품의 대표격인 자동차 강판은 그간 고로를 통한 쇳물로만 생산됐지만 친환경 규제 심화라는 벽이 존재해 왔다. 전기로를 통해 제품을 생산할 경우 향후 탄소저감 철강재에 프리미엄이 붙을 경우 포스코 입장에서는 수익성도 크게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는 지난해 12월 현대자동차그룹이 추진하는 미국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어센션 패리시 도널드슨빌 일대에 연산 270만톤(t) 규모의 전기로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게 주요 골자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특수목적법인 '포스코 루이지애나'를 설립하고 5억8000만달러(약 8586억원) 출자한다. 프로젝트 사업비 58억달러의 10%, 자기자본의 20% 수준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주목할 점은 자동차강판 생산량이다. 현대제철은 올해 1월 컨퍼런스콜을 통해 루이지애나 전기로 일관제철소에서 연간 180만t의 자동차강판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부분 생산량을 자동차강판에 집중하는 셈이다. 이를 위해 설계 단계서부터 자동차강판 특화 설비 구축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직접 환원철 생산설비(DRP)와 전기로를 직접 연결하고 직접 환원철 사용 비중을 확대해 고급 판재류 생산을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사실 자동차강판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철강재이지만 그동안은 고로에서 나온 쇳물을 통해서만 생산됐다. 고로는 철광석을 사용하는 반면 전기로의 경우 철스크랩(고철)을 주원료로 쓰기 때문에 원하는 '순도'의 판재류를 뽑아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스크랩 속 구리, 주석 등 불순물은 정련 과정에서도 걸러지지 않아 압연 과정에서 표면 균열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미국 전기로 일관제철소 건립에 손을 잡은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현대제철이 세계 최초로 상업생산에 나선 탄소저감강판 '하이에코스틸'도 고로의 쇳물(용선)과 전기로의 쇳물(용강)을 혼합하는 '합탕' 기술이 적용된 결과다. 장기적으로는 용강을 100% 활용한 자동차강판 생산이 목표다. 전기로는 고로 대비 탄소배출량이 70% 가량 적어서다.
포스코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그린철강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다. 아직 시장에서 탄소저감 철강재에 프리미엄이 붙고 있진 않지만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한 친환경 규제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특히 EU는 수입품에 대한 탄소배출량을 스코프3(Scope3 가치 사슬 전반에서 발생하는 간접배출) 단계까지 규정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자동차에 쓰이는 강판에서 발생한 온실가스도 줄여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 세계 각국은 고급 스크랩에 대한 전략자원화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은 매년 1000만톤에 달하는 스크랩을 생산하고 이 중 80%를 개발도상국으로 수출해왔지만 향후 탈탄소 추세에 맞춰 수출량을 조절할 계획이고 EU도 2027년부터 비OCED국가로의 고철 수출을 완전히 제한할 방침이다. 이에 국내에서도 산업통상부가 올해 상반기 내로 '철스크랩 산업 육성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나아가 전기로를 통한 고급판재류 생산 기술 내재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현재 포스코는 광양에 연산 250만t 규모의 전기로를 구축하고 있다. 총 6000억원을 투입했고 올해 6월 상업생산이 예정돼 있다. 이 회사가 앞서 운영했던 전기로 '하이밀(전 미니밀)'은 2015년을 마지막으로 가동을 중단했다. 전기로 운영에 10여 년의 공백이 발생한 만큼 현대차그룹과 협력을 통한 기술 확보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시장 관계자는 "포스코의 미국 투자는 관세 리스크 헷지라는 표면적 이유 외에도 전기로를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그린철강 시장 선점이라는데서 의미가 크다"라며 "아직까지는 탄소저감제품에 프리미엄이 붙지 않지만 향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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