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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정석근 CTO 겸임 이유…AI 위기 의식 반영
최령 기자
2026.02.10 08:00:18
①AI 레드팀 신설…AI 키우고 레드팀으로 통제 강화
이 기사는 2026년 02월 10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T AI CIC장 겸 CTO. (그래픽=김민영 기자)

[딜사이트 최령 기자]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을 전사 기술 전략의 중심에 올려놓으며 조직과 권한 구조를 재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AI 사내독립기업(CIC)을 이끄는 정석근 대표를 최고기술책임자(CTO)에 겸임 배치하고,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조직 내에 AI 전담 레드팀까지 신설한 것은 단순한 인사나 보안 강화 차원을 넘어 SK텔레콤의 체질 변화 신호로 해석된다.


SK텔레콤은 지난 1월 초 정 CIC장을 CTO로 선임했다. AI 사업을 총괄하는 조직 수장이 전사 기술 전략과 연구·개발(R&D)까지 동시에 책임지는 구조로, AI 사업 전략과 기술 로드맵을 하나의 축으로 통합하겠다는 의도가 분명히 드러난 인사다. 그간 AI CIC가 개별 사업 조직에 가까웠다면, 이번 인사를 계기로 AI CIC는 SK텔레콤 전체 기술 방향을 좌우하는 실질적인 컨트롤타워로 격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인사의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정부 주도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 성과가 꼽힌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은 초거대언어모델 '에이닷 엑스 케이원(A.X K1)'을 앞세워 1차 평가를 통과했고 현재 LG AI연구원과 업스테이지와 함께 2단계에 진출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독파모 2차 진출 성과가 AI 조직에 대한 내부 신뢰를 끌어올리며 인사·조직 개편을 가속화한 계기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AI를 비통신 사업의 핵심 축으로 삼겠다는 전략도 보다 선명해졌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AIDC)를 중심으로 데이터 사업을 키우는 동시에 AI 에이전트, B2B AI, 독자 모델 개발까지 그룹 차원의 AI 전략 실행을 SK텔레콤이 담당하는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CTO 겸임 체제는 연구개발과 사업 실행 사이의 간극을 줄이고 AI 투자를 전사 기술 로드맵에 직접 반영하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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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경영진도 AI를 중장기 실적 회복의 핵심 축으로 명확히 제시했다. 박종석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5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사업에서 이미 두 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가산·양주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과 판교 데이터센터 인수 효과가 실적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지난해 9월 이후 순조롭게 구축 중이며 올해는 서울 지역 추가 데이터센터 확보 등을 통해 사업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박 CFO는 "AI 데이터센터를 단순 인프라 사업에 그치지 않고 솔루션 사업과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며 "해저 케이블 사업 역시 AI 데이터센터와의 시너지를 염두에 두고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독자 AI 모델의 활용 방향도 구체화되고 있다. 최동희 SK텔레콤 AI전략기획실장은 "A.X K1은 5000억 개 매개변수를 적용한 국내 최초 초거대 모델로 국내 최대 규모의 한국어 데이터셋을 활용해 문화적 맥락까지 반영한 고품질 응답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B2C 영역에서는 1000만 명 이상 가입자를 보유한 내부 서비스 '에이닷'에 우선 탑재하고, 컨소시엄 내 라이너 서비스에도 적용해 레퍼런스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B2B 영역에서는 업무 생산성 향상과 제조 계열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솔루션으로 활용하고 게임·제조 등 버티컬 서비스로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AI 권한 강화와 함께 통제 장치도 동시에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 이번 변화의 또 다른 축이다. SK텔레콤은 독파모 전담 조직 내에 AI 전담 레드팀을 별도로 두고 프롬프트 인젝션, 환각, 가드레일 우회 등 AI 고유의 리스크를 상시 검증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이 조직은 AI 모델 로그 분석, 안전성 테스트, 안전 데이터 구축 등을 전담하며, 기존 네트워크·서비스 보안을 담당해온 레드팀과는 역할을 분리했다.


전사 차원의 보안 체계도 강화됐다. 지난해 유심 해킹 사태 이후 SK텔레콤은 화이트해커 중심의 상시 레드팀 조직을 출범시키고 인력을 기존 3명에서 8명까지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드팀이 실제 공격 경로를 설계하고 블루팀이 방어 정책을 구축한 뒤 다시 검증하는 '공격–방어–재점검' 순환 구조를 내부 표준으로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독파모 조직의 AI 전담 레드팀은 이 구조 위에 AI 모델이라는 새로운 공격 표면을 얹은 형태다.


통신 본업 역시 AI 중심으로 재설계되고 있다. 배병찬 SK텔레콤 MNO지원실장은 "상품, 마케팅, 네트워크 운영 전반을 AI 기반으로 고도화해 고객 가치 제고와 투입 대비 성과를 높이는 생산성 중심 사업 구조를 구축하겠다"며 "고객생애가치(LTV) 중심 오퍼레이션 최적화를 통해 무선 사업 수익성 회복과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이런 움직임을 'AI 권한 집중과 통제의 병행'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 주도 독파모 프로젝트의 수행 주체로서 성능 경쟁뿐 아니라 안전성과 신뢰성까지 함께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올라선 만큼 기술 리더십과 통제 체계를 동시에 구축하지 않으면 국가대표 AI 지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를 키우는 것보다 더 어려운 건, 그 AI를 누가 어떤 기준으로 통제하느냐의 문제"라며 "AI 조직 수장을 CTO로 올리고 전담 레드팀까지 갖춘 건 성능 경쟁을 넘어 책임 구조까지 설계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AI를 사업 아이템으로 보는 시선과 전사 기술 권력의 문제로 보는 시선 간의 차이가 점점 벌어질 것"이라며 "앞으로 통신사의 AI 경쟁력은 모델 성능보다도 조직 통제력과 책임 구조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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