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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시간을 지키려는 강박…"시간이 내 종교"
윤기쁨 기자
2026.02.11 07:30:16
광장 M&A 18년차 베테랑 구대훈 변호사 "협상 자문은…자본 언어의 통역과 설득"
이 기사는 2026년 02월 10일 08시 2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윤기쁨 기자] 법무법인 광장의 인수합병(M&A) 리더 구대훈 변호사는 시간 강박을 갖고 있다. 가끔 시계 구경에 열심인 것도 시간 관리를 최우선 가치로 두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고객의 시간을 지켜주겠다는 의지는 변호사로서는 분명한 가치다. 그들은 시간별로 반대급부를 청구해야 하니까. 그래서 문의가 오기 전에 먼저 질문을 예상하고 답을 준비해두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2009년 광장에 합류한 후 줄곧 M&A 현장을 지켜왔다. 지주사 전환과 합병, 분할, 자산부채이전(P&A) 등 시장에 존재하는 대부분 유형의 딜을 18년간 다뤄왔다. 사실 전공은 실제의 숫자를 다루는 경영 경제나, 법학이 아니라 형이상학적 주제인 종교학이었다. 서울대 시절 방황하다가 우연히 법학으로 접어들었다. 관념의 미로에서 사회 질서의 배분으로 진로를 바꾼 것이다. 


구대훈 변호사는 "모태 신앙임에도 종교를 학문으로 접근하자 자아와 철학 사이의 괴리감을 느꼈다"며 "고시 공부를 시작하고 법률과 판례라는 명확한 결론을 접하면서 실용적인 적성을 찾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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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구대훈 변호사는 바이아웃 시장의 최대어 에어리퀴드(DIG에어가스) 거래를 성사시켰다. 매도자 맥쿼리는 김앤장을, 매수인 에어리퀴드는 광장을 파트너로 택했고 그는 4조6000억원짜리 거래를 원매자 입장에서 수행했다. 사실 광장은 DIG에어가스의 전신인 대성산업가스 시절부터 골드만삭스와 MBK파트너스 등을 대리한 경험과 노하우가 있었다. 구 변호사 외에 이형수, 유현기, 김준엽, 홍준성 변호사 등 정예 멤버가 대거 투입됐다. 


변호사 구대훈이 이 딜에서 주목한 점은 프랑스 본사와 한국 시장 관행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것이었다. 단순한 법률 차이 보다는 서로 다른 법과 관행의 갭을 좁혀나가는 협상에 집중했다. 특히 매도자 측이 주장하는 과거 거래 방식 및 한국 시장의 관행을 프랑스에 설명하는 과정이 까다로웠다. 자칫 상대방의 논리를 대변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어서다. 구 변호사는 관행 등을 하나하나 세밀한 논리로 풀어내고 때론 대안을 제시하며 양측을 설득했다. 실사 과정을 포함해 클로징까지 1년 남짓의 시간이 걸린 이유다.


구 변호사의 트랙레코드는 자본시장의 아카이브에 가깝다. 스카이레이크의 솔루스첨단소재와 LG생활건강의 피지오겔 브랜드 양수를 이끌었다. 특히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조인트벤처(JV) 설립부터 콜옵션 대응, 엑시트에 이르는 10여 년의 과정을 함께했다. 사우디 아람코의 현대오일뱅크 지분 투자와 LG화학의 팜한농 인수, 쓱닷컴·11번가·올리브영 등 주요 기업의 프리 IPO 자문도 있다.


구대훈 변호사는 "솔루스첨단소재는 인적분할 법인을 매각하는 구조였는데 분할 과정에서 채권자 보호 절차를 거치지 않아 두산의 분할 전 부채가 신설법인에 연대 책임으로 남겨진 상태였다"며 "기업 가치보다 잠재 리스크가 더 컸기 때문에 이른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분할연대채무의 리스크 구조가 복잡했다"며 "유형을 7가지로 나눠 위험도와 대응방안을 제시했고 두산 측이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 은행들의 동의서를 받아줘 거래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최근 화제가 된 아워홈 경영권 분쟁에서도 상법의 원칙으로 실마리를 찾았다. 한화를 대리하면서 주식 양도의 자유를 과하게 제한하는 정관상 우선매수권의 부당성을 논리로 구현했다. 정교한 텀싯(Term Sheet) 설계로 이해관계자 사이의 이견을 조율한 것이다. 


법률 지식의 나열은 구대훈이 생각하는 자문이 아니다. 그는 통역사에 가깝다. 자본의 언어를 고객이 바로 이해할 표현으로 안정감 있게 바꿔주는 역할이다. 고객의 시간과 자원을 귀히 여기고 가려운 곳을 먼저 긁어줘야 자격이 있다고 여긴다. 구대훈 변호사는 "어차피 사람이 하는 일이라 첫 인연에선 강렬한 인상으로 신뢰를 주려 노력하고, 오랜 시간을 보낸 친구에겐 가족과 같은 다정함으로 다가가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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