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지능형 영상분석 솔루션 기업 '핀텔'의 경영권 매각이 표류하고 있다. 구주 매각과 유상증자, 전환사채(CB) 투자로 구성된 총 570억원 규모의 투자 동반형 거래에서 핵심인 구주 매각 자금 납입이 수차례 연기되면서 딜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기술특례상장으로 증시에 입성한 핀텔이 보호예수(락업) 해제 직후 3년 만에 매각에 나섰다는 점에서, 이번 사례가 기술특례상장 제도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핀텔은 최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한 주식양수도계약(SPA) 잔금 지급일을 오는 4월 10일로 변경했다. 이와 함께 71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200억원 규모의 CB 발행 납입일도 각각 4월 30일로 연기됐다. 당초 지난해 12월로 예정됐던 구주 매각 일정이 두 차례 이상 미뤄졌고, 이에 연동된 유증과 CB 투자 역시 동일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앞서 최대주주 김동기 대표 외 2인은 지난해 11월 3일 보유 지분 50.11%를 신생 조합인 사피엔시아 외 1인에게 총 302억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사피엔시아를 대상으로 한 71억원 규모 유상증자와 사피엔시아와 동일한 세력으로 추정되는 신설 조합 2곳을 상대로 한 200억원 규모 CB 발행 계획도 연달아 발표됐다.
구주 매각(302억원)과 신주·메자닌 투자(271억원)를 합한 총거래 규모는 573억원으로, 경영권 이전과 대규모 자금 조달이 동시에 이뤄지는 전형적인 투자 동반형 딜 구조다. 다만 매각 발표 이후 인수 주체의 실체와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돼 왔고, 반복되는 납입 연기는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되는 양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매각이 주목받는 이유는 핀텔이 기술특례상장사라는 점 때문이다. 핀텔은 AI 기반 영상분석 솔루션 기업으로 2022년 12월 기술성장기업 트랙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했다. 교통·보안 분야에서 CCTV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교통 흐름과 사고를 감지하는 기술력을 앞세워 상장 당시 178억원의 공모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은 법적으로 허용된 보호예수 기간이 종료된 직후인 지난해 11월, 해제 후 불과 한 달 만에 회사 매각을 결정했다. 상장 후 3년 만의 엑시트다. 제도상 문제는 없지만 장기간 적자 지속과 뚜렷한 수익모델 부재, 락업 해제 직후 매각이라는 시점을 종합하면 시장에서는 경영진이 장기 성장보다는 조기 엑시트를 택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경영진들이 사업 포기를 선언하는 '회피형 매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핀텔은 상장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AI 영상분석 기술력을 앞세웠지만 수주 확대와 외형 성장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30억원에 그쳤다. 상장 당시 제시했던 성장 경로와 비교하면 성과가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과정에서 대주주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김동기 대표 등은 이번 구주 매각에서 보호예수 해제 직전 주가 대비 약 70%의 프리미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기술력과 성장성을 보고 상장 과정에 참여한 일반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과 실적 부진 속에서 손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핀텔 주가(9일 종가 2315원)는 현재 공모가(8900원)를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 업종을 제외한 기술특례상장사 가운데 락업 해제 직후 경영권 매각에 나선 사례는 드물다는 점에서 핀텔은 기술특례 기업이 사업 성과를 입증하지 못한 채 매각으로 귀결되는 대표적 사례로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기술특례상장 제도의 신뢰도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향후에도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 경영권 이전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경우 경영 공백과 사업 추진력 약화가 불가피하고, 매출 요건·계속기업 가정 등 상장 유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에서는 장기화될 경우 상장 폐지 리스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딜사이트는 경영권 매각 등에 대해 핀텔 측에 여러 차례 문의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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