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UAE)=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세계 최대 헬스케어 전시회인 WHX 2026(World Health Expo Dubai 2026)이 개막과 동시에 전세계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9일(현지시간)부터 12일까지 두바이 전시 센터(Dubai Exhibition Centre)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주최 측 추산 4300여개 기업과 23만5000명 이상의 전문 참관객이 모였다. 다양한 국적의 관람객들로 전시장은 종일 붐볐고 부스마다 상담과 제품 시연이 쉼 없이 진행됐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헬스케어 전시를 바라보는 관심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오랫동안 유럽 중심의 대표 의료기기 전시로 꼽혀온 독일 메디카(MEDICA)에서 중동을 축으로 한 WHX 2026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다. 현장에서 만난 한 의료기기 기업 관계자는 "현장에서 의료업계 관계자들의 관심도가 WHX 2026에 집중되고 있는 걸 체감하고 있다"며 "이에 맞춰 기업들도 중동 전시에 힘을 많이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WHX 2026은 노스 홀(North Hall)과 사우스 홀(South Hall)로 나뉘어 운영된다. 노스 홀에는 글로벌 다국적 대기업들이 집중 배치됐다. 후지필름, 캐논, GE 헬스케어, 마인드레이 등 의료영상·진단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대형 부스를 꾸렸고,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삼성(삼성메디슨)과 LG가 이들과 나란히 자리했다. 대형 영상 장비와 프리미엄 진단기기 등 고가 장비들의 시연이 이어지며 기술 경쟁이 펼쳐졌다.
반면 사우스 홀은 국가 주도형 공동관이 밀집한 인터내셔널 존(International Zone)의 성격이 강했다. 각국 정부나 유관기관이 자국 기업을 묶어 소개하는 방식으로, 개별 기업의 기술 경쟁보다는 산업 육성과 수출 전략이 전면에 드러났다. 새로운 제품과 솔루션을 발빠르게 선점하려는 각국의 바이어들이 부스를 방문해 활발히 상담을 진행하는 모습이었다.
사우스 홀에 마련된 한국관 역시 개막 첫날부터 분주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의료기기협동조합, 원주의료기기산업진흥원, 대구의료기기협동조합 등이 공동으로 참여해 규모를 키웠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전보다 부스 면적을 넓혀 약 세 개 블록을 할애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한국관 참가 경쟁도 해마다 치열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의료기기협동조합 관계자는 "과거에는 기업 부스별로 방문객 편차가 눈에 띄었는데 올해는 분야를 막론하고 고르게 붐비고 있다"며 "한국 기업과 기술에 대한 신뢰도가 전반적으로 높아졌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국관에 참여한 국내 기업들은 정부 지원을 발판 삼아 지속적인 해외 전시 참가 전략을 이어가고 있었다. 약 5년 간 두바이 한국관에 참여했다는 케이원메드글로벌(K1MED GLOBAL) 관계자는 "글로벌 전시에 지속적으로 참가해 사업을 운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바이어들과의 계약에서 중요한 요소"라며 "개별 기업이 단독으로 반복 참가하기에는 부담이 큰 만큼, 정부 지원을 통해 한국관 형태로 꾸준히 나올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관에서는 '지속 참가'의 효과를 체감했다는 기업들도 적지 않았다. 그물망 구조의 개방형 깁스 '오픈캐스트(Opencast)'를 개발한 오픈엠(OpenM)이 대표적인 사례다. 회사는 과거 아랍헬스 참가 당시 현지 방송과 미디어 촬영으로 주목을 받아 방송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형 병원 '알 하비브'와 계약을 체결했다. 박종칠 오픈엠 대표는 "더운 기후와 기도 전 신체를 씻는 문화가 있는 무슬림 사회에서 위생과 편의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며 "제품 자체가 흔치 않다 보니 관련 분야 종사자들이 흥미롭게 반응한다"고 전했다.
행사 첫날에는 김광래 강원특별자치도 경제부지사가 강원공동관을 찾아 참가 기업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원주의료기기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정형외과·진단기기 등 전통적인 의료기기 기업들이 여전히 중심이지만 최근에는 미용·뷰티 의료기기 분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중동 시장에서 미용 의료 수요가 커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해외 전시 참가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용 의료기기를 진열한 부스에서는 각종 기기를 체험하고 있는 바이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K-뷰티에 대한 높은 관심도로 호기심이 높은 상황에서 직접 경험해 본 후 상담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한국관에 참여한 피에스아이플러스(PSIPlus) 관계자는 "행사 기간 내내 상담이 이어져 밥 먹을 새 없이 일했다"며 "WHX가 단순한 전시를 넘어 실제 비즈니스가 만들어지는 장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체감했다"고 밝혔다.
WHX 2026 현장에서는 교육·연구 목적의 방문객들도 만나볼 수 있었다. 학생들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영남 지역 의과대학 소속 교수는 "의과학자 융합 사업의 일환으로 학생들과 함께 현장을 찾았다"며 "의료기기와 산업 현장을 직접 보는 경험은 학생들에게 쉽지 않은 기회"라고 말했다.
한편 진단·검사·연구 분야를 집중 조명하는 WHX Labs는 10일부터 13일까지 두바이 월드 트레이드 센터(World Trade Centre)에서 별도로 열린다. 차세대 헬스케어 기술과 연구 성과를 다루는 프로그램들이 예정돼 있어 WHX의 외연 확장을 보여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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