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디지털 전환과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을 그룹의 중장기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면서 이를 실질적으로 실행할 디지털 컨트롤타워의 역할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그룹 디지털 전략의 실무를 이끄는 박근영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의 역할이 부각되는 배경이다. 그룹 내 대표적인 내부 출신 IT 전문가로 꼽히는 박 부사장은 함 회장 취임 이전부터 디지털 부문 핵심 보직을 맡아왔으며, 함 회장 체제에서도 5년째 디지털 전략 실행을 책임지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 부사장은 현재 하나금융지주 신사업·디지털본부장과 IT 계열사인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이사 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그룹 차원의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 수장까지 맡으며 지주 전략 수립, IT 구현, 미래 사업 발굴을 아우르는 '1인 3역'을 수행 중이다. 지주에서 전략을 짜고 IT 계열사에서 이를 현장에 구현하며 TF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등 미래 먹거리 발굴까지 직접 지휘하는 구조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신사업·미래가치부문을 신설하며 디지털과 신사업, ESG를 하나의 전략 축으로 묶었다. 이 부문을 이은형 부회장이 총괄하는 가운데, 박 부사장은 부문 산하 신사업·디지털본부를 맡아 그룹 차원의 디지털 전략 실행을 담당하고 있다. 신사업·디지털본부에는 신사업전략팀, AI·디지털전략팀, 데이터전략팀, ICT전략팀, 정보보안팀 등이 배치돼 있다.
박 부사장은 그룹 내에서도 이력이 남다른 내부 출신 IT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1989년 제일은행 전산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1991년 하나은행 전산부로 자리를 옮긴 뒤 30년 넘게 IT·디지털 관련 핵심 조직을 두루 거치며 그룹 전산·디지털 체계의 근간을 다져왔다. 정보전략기획, IT기획, ICT 조직을 중심으로 하나금융의 디지털 인프라와 시스템 구축을 현장에서 주도해 온 인물로 꼽힌다.
특히 2016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전산 통합 과정에서 실무를 총괄한 경험은 박 부사장의 대표 이력으로 평가된다. 당시 전산 통합은 수천만 고객 데이터를 다루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장애 발생 시 그룹 전체 리스크로 직결될 수 있는 사안이었다. 이를 큰 혼선 없이 마무리하며 내부 신뢰를 확고히 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현장 중심의 실무 경험은 함영주 회장의 신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박 부사장은 함 회장 취임 이전인 2021년 하나금융티아이 대표와 그룹 디지털 총괄에 올랐으며, 이후에도 조직개편과 인사 변화 속에서 자리를 지키며 하나금융의 디지털 전환에서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박 부사장의 존재감은 최근 하나금융이 스테이블코인 사업에 힘을 싣기 시작하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함 회장이 스테이블코인을 그룹의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규정하면서, 관련 인프라 안정성 확보와 보안 체계 구축 등 기술적 과제가 박 부사장에게 집중되고 있다. 디지털자산 TF를 직접 이끄는 그는 제도화 이후를 전제로 한 사업 구조 설계와 시스템 준비를 병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박 부사장이 이끄는 하나금융티아이 역시 그룹 디지털 전환의 핵심 축이다. 하나금융티아이는 그룹 내 계열사들을 위해 전산망을 구축·관리하고 IT 전략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여기에 더해 혁신 금융서비스 개발과 신기술 도입을 통해 그룹 전체의 디지털 전환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함 회장이 디지털 전환과 스테이블코인, AI 등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만큼 박 부사장의 역할도 당분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함 회장은 최근 열린 실적발표 기업설명회에서 "스테이블코인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에 편입되면 금융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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