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최대 실적 기록을 다시 갈아치우며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은행 중심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진 반면 비은행 부문의 기여도는 오히려 낮아지면서 수익 다변화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30일 하나금융에 따르면 지난해 순이익은 4조29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7.1% 증가한 수치다. 주력 계열사인 하나은행이 견조한 실적을 내며 그룹 전체의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하나은행의 순이익은 3조7475억원으로 전년보다 11.7% 늘었다.
반면 비은행 부문의 흐름은 상대적으로 둔화했다. 하나금융이 집계한 지난해 비은행 부문 기여도는 12.1%로 2024년보다 3.6%포인트 낮아졌다. 비은행 기여도는 2021년 32.9%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4.7%까지 급락했다가 2024년 반등했지만 지난해 다시 10%대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계열사별 실적을 봐도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 사이 온도 차가 뚜렷하다. 주요 비은행 계열사의 경우 하나생명을 뺀 대부분 계열사가 순이익이 뒷걸음질했다. 특히 비은행 계열사의 '맏형'으로 여겨지는 하나증권은 4분기에 해외 대체투자 관련 평가손실을 보수적으로 인식한 탓에 순이익이 5.8% 감소하며 비은행 순이익 순위 1위 자리도 하나카드에 내줬다.
하나증권의 지난해 순이익은 2120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카드의 순이익은 2177억원으로 1.8% 줄었고 하나캐피탈은 전년보다 54.4% 감소한 5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하나자산신탁의 순이익은 24억원으로 57.9% 줄었다. 하나생명은 2024년에 순손실 7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152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비은행 부진에 대한 인식은 경영진의 발언에서도 드러났다. 이날 처음 실적발표 자리에 모습을 나타낸 함영주 회장은 "가장 중요한 정책은 그룹의 자기자본이익률(ROE) 강화"라며 "비은행 계열사의 기초체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종무 하나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증권, 캐피탈 보험 계열사들이 자본 투입 대비 성과가 좀 부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영진은 비은행 계열사 실적이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도 함께 공유했다. 하나증권과 하나캐피탈의 경우 해외 대체투자 평가손실 영향이 컸지만 손실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박 부사장은 "증권은 가장 큰 저점을 지난 것으로 보고 있으며 캐피탈도 빠른 속도로 정상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하나금융이 비은행 부문에서 아쉬움을 남기면서 시장의 시선은 그룹 체질 개선 전략과 보험사 인수합병(M&A) 가능성에 쏠리고 있다. 은행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단기간에 개선하기 위해서는 내실 경영뿐만 아니라 포트폴리오 재편이 시급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하나금융은 최근 예별손해보험 인수전에 공식적으로 뛰어들며 보험 포트폴리오 강화 의지를 보이고 있다. KB금융지주나 신한금융지주가 탄탄한 보험 계열사를 통해 비은행 기여도를 크게 끌어올린 것과 달리 하나금융지주는 여전히 보험 부문이 약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하나생명의 흑자 전환 성과에도 보험 계열사 순이익 기여도는 여전히 1%에도 못 미친다.
하나금융은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예별손해보험 인수 관련 질문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남호식 하나금융 최고전략책임자(CSO) 상무는 "성장 기반 강화를 위해 시장을 지속적으로 스터디하고 있고 예별손해보험도 의향서를 제출한 상태"라며 "하지만 구체적인 목표나 확정된 계획이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함 회장 역시 2022년 취임 이후 비은행 경쟁력 강화의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증시 활황 등 우호적인 시장 환경에도 그룹 비은행 부문의 아쉬움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대로는 안 된다"며 추진 중인 과제들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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