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임초롱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 경영승계 절차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TF(태스크포스)를 이달부터 가동한다. 최근 이어진 금융지주 회장 연임 절차와 관련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왔던 이 원장이 본격적으로 지배구조 손질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10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해 8개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농협·BNK·iM·JB금융) 회장과 간담회를 열고 "12월 중 업계와 학계 등을 포함한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TF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공정하고 객관적인 CEO 자격기준 마련, 사외이사 추천경로 다양화, 이사화의 집합적 정합성 제고 등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TF 발족은 금융지주 이사회가 CEO 경영승계시 후보 추천부터 검증 및 추천까지 절차적 투명성 및 공정성이 충분치 못하다는 이 원장의 판단이 내포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자리에서도 그는 "CEO 경영 승계는 금융지주 자회사의 중장기 경영 안정성과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사안"이라며 "경영승계의 요건과 절차는 보다 명확하고 투명해야 하며 공정하고 객관적 기준을 갖춰야 한다"고 직접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 원장은 이전에도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이슈와 관련해 비판적인 시각을 공식적으로 드러내왔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지주 회장이 되고 이사회를 자기 사람으로 채워 일종의 참호를 구축하는 이들이 좀 보인다"고 지적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달 들어서도 "기존 회장들의 연임 욕구가 많은 것 같고, 그 욕구가 과도하게 작동되면서 거버넌스 건전성이 염려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밟은 금융지주는 신한과 우리, BNK 3곳이다. 이중 신한금융과 BNK금융은 이달 초 진옥동 회장과 빈대인 회장의 연임을 각각 확정시켰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경우 이달말쯤 연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날 임 회장은 연임 도전에 관한 기자들의 질의에 대해 일절 대답하지 않은 채 간담회 참석에만 집중했다. 진 회장과 빈 회장 역시 기자들의 질의에 묵묵부답인 상태로 간담회장에 참석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업계를 대표해 "지배구조는 회사별 경영 전략이나 조직의 특성이 반영돼야 실효성이 확보되는 상황인 만큼 앞으로 논의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금융사들의 개별 여건을 충분히 고려해주셨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이 원장은 이사회 구성에 관해 IT 보안과 금융소비자 분야의 대표성 있는 사외이사 1인 이상을 포함하도록 지시했다.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금융사 개인정보 유출과 불완전 판매 등 금융 사고를 지배구조 차원에서 예방하겠다는 취지다. 소비자보호 실패는 '생존리스크'라고도 언급하며 그룹 내부통제 총괄책임자인 지주 회장의 역할을 강조했다.
금융판 중대재해법으로 불리는 책무구조도 운영 실태에 관해서도 형식적에 그쳤다는 비판도 이어갔다. 이 원장은 "올해 초부터 시행된 책무구조도 운영 실태 점검 결과, 임원의 내부통제 활동이 형식적 점검에 그치고, 이를 뒷받침할 내규나 전산시스템 구축은 미흡했다"며 "대표이사의 역할과 책임이 갖는 중요성에 비해 책무구조도 체계에는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날 참석한 금융지주 회장들은 "보이스피싱, 개인정보 보안, 금융사고 예방 등 소비자 보호 관련 사항의 철저한 점검과 그룹 차원의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 체계 구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