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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전기 첫 국책 사업, 환율 앞에선 '민간 사업'
조은비 기자
2026.01.14 07:00:21
방사청·LIG는 원화 계약…기체 조달 대한항공에 환율 부담
이 기사는 2026년 01월 13일 17시 4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위협하며 1400원대가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새해 들어 고환율 기조가 지속한다면 우리 기업들의 경영전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입 원재료 비중이 높은 내수형 기업과 수출 주도형 기업간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딜사이트는 고환율이 산업계에 끼칠 영향과 대응책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그래픽=신규섭 기자)

[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1조5000억원이 넘는 한국형 전자전기 국책 사업이 본격화됐지만, 고환율 환경이 사업 구조의 취약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LIG넥스원과 방위사업청 간 체계개발 계약은 원화로 체결됐으나, 외산 기체를 도입·개조하는 대한항공의 사업 수행 과정에서는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화 비용 부담이 불가피한 이중 구조이기 때문이다.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은 방위사업청이 2034년까지 총 1조5593억원을 투입해 한국군 최초의 전자전 항공기를 확보하는 대형 국책 사업이다. 총 4대를 개발·배치하며, 이 가운데 2대는 기본형(블록1), 나머지 2대는 성능을 높인 향상형(블록2)으로 제작된다. 적 레이더와 통신 신호를 수집·분석하고, 전시에 전자공격(Jamming)을 통해 방공망과 지휘통신체계를 무력화하는 특수임무기로, 현대전에서 필수 전력으로 꼽힌다.


이번 사업은 LIG넥스원–대한항공 컨소시엄이 수주했다. LIG넥스원은 전자전 장비와 임무시스템 통합을 맡고, 대한항공은 해외 비즈니스 제트기를 도입·개조해 플랫폼과 기체를 담당한다. 기존 대형 방산 사업에서 기체는 KAI, 임무 장비는 LIG넥스원이 맡는 분업 구조와 달리, LIG넥스원이 대한항공과 독자적인 체계형 제안을 구성해 수주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이러한 역할 분담 구조는 수주 경쟁력 측면에서는 강점으로 평가되지만, 사업 구조상 환율 변동 리스크를 함께 안고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방사청과 LIG넥스원 간 체계개발 계약은 국내 업체 간 원화 계약으로 체결됐지만, 기체를 담당하는 대한항공은 해외에서 항공기를 들여와 개조해야 해 기체 도입 비용과 일부 부품 조달 비용은 달러 결제가 불가피하다. 결과적으로 주계약은 원화로 고정돼 있지만, 사업 수행 과정에서는 외화 비용이 발생하는 이중 구조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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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은 이에 대해 계약 기준에 따른 원칙적 설명을 내놨다. 방사청 관계자는 "국내 업체와 계약하는 경우 통상 원화로 계약하고, 국외 업체와 계약할 경우 달러 계약을 적용한다"며 "이번 사업은 국내 업체 간 계약인 만큼 원화 기준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LIG넥스원과 대한항공 간 거래에 대해서는 "기업과 기업 간 계약으로, 해당 부분은 두 회사가 협의해 정리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방사청은 기업들이 외산 장비·부품 조달에 대비해 일정 수준의 외화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번 사업에서 LIG넥스원은 단순 장비 공급사가 아니라, 체계개발 전반을 총괄하는 주계약자로서 사업 관리 책임을 함께 지고 있다. 전자전 장비와 임무시스템 통합뿐 아니라, 컨소시엄 구성과 사업 일정 조율, 비용 관리까지 전반적인 체계종합 역할을 수행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환율 변동에 따른 외화 비용 부담이 특정 참여사에 집중되더라도, 주계약자인 LIG넥스원 역시 사업 관리 차원에서 영향을 완전히 비켜가기는 어렵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LIG넥스원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환율 리스크가 성공적인 사업 수행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계약 구조와 사업 일정 전반을 고려해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리스크 관리 노력에도 불구하고, 외화 보유 자체를 환율 변동을 흡수하는 충분한 완충 장치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화 보유분은 외산 부품 결제나 외화 부채 상환, 향후 투자·연구개발(R&D) 재원 등으로 이미 사용 목적이 정해진 자금이어서, 환율 변동에 따라 탄력적으로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비용 구조를 보면 환율 변동에 대한 노출도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대한항공이 공시한 2025년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항공기 도입·개조 및 부품 조달과 관련된 항공우주원가는 1~3분기 누적 기준 2000억원을 넘어섰다. 전자전기 사업에서 대한항공이 해외 기체를 도입·개조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이 같은 비용 구조는 고환율 국면에서 사업 수행 과정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항공기 도입·개조 사업은 계약 체결과 실제 인도·정산 시점 간 시차가 길어 환율 변동 리스크가 누적되기 쉬운 구조다. 고환율 국면에서는 달러 기준 기체 도입 비용과 부품 조달 비용이 동시에 상승하면서 환율 변동이 장부상 손익을 넘어 실제 자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방산 사업은 예산 구조상 환율 급등에 따른 원가 상승이 발생하더라도 중간 증액이나 사후 추가 반영이 쉽지 않은 한계를 갖고 있다. 사후정산 구조가 적용되더라도 환율이 전제한 범위를 벗어날 경우 기업 부담으로 남을 여지가 있다.


이 같은 구조는 과거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제도적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제22대 국회 2024년도 국정감사 국방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KF-21 전투기 개발 사업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정부와의 계약은 원화 기준으로 체결되지만, 항공전자장비와 일부 핵심 구성품은 해외 조달이 병행되는 구조라는 점이 확인됐다.


국회에서는 이러한 계약 구조와 실제 조달 구조 간 괴리가 사업 관리와 원가 통제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비용 관리 리스크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최근 방산 사업은 수출 확대와 국책 사업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원화 계약과 외화 비용이 병존하는 구조가 점점 보편화되고 있다"며 "환율이 안정적인 국면에서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사업 수행 과정에서 기업이 감내해야 할 부담이 누적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대규모 설비 투자와 외화 부채 상환, 외산 부품 결제 등을 고려할 때 일정 수준의 외화 보유는 불가피하다"면서도 "외화 보유가 곧바로 환율 부담 완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고금리 국면에서는 외화 활용에도 제약이 따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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