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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업계, 사업계획부터 원가비용 다시 살핀다
신지하 기자
2026.01.19 08:00:16
예년보다 환율 상단 높게 잡기도…공급망 다변화·부품 내재화도 고심
이 기사는 2026년 01월 16일 17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위협하며 1400원대가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새해 들어 고환율 기조가 지속한다면 우리 기업들의 경영전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입 원재료 비중이 높은 내수형 기업과 수출 주도형 기업간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딜사이트는 고환율이 산업계에 끼칠 영향과 대응책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사진=뉴스1)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후반까지 오르면서 전기전자업계 전반에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고환율 흐름이 쉽게 꺾이지 않자 업계에서는 이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보다 당분간 지속될 상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원재료와 부품 가격은 바로 오르지만 이를 납품 단가에 그대로 반영하기는 쉽지 않다. 이에 업체들은 가격 조정보다는 사업계획과 원가·비용 흐름을 다시 살피는 데 더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기전자업체들은 최근의 고환율 국면에 대응해 새로운 전략을 꺼내기보다는 기존에 운용해 온 환율 관리와 비용 통제 방식을 한층 강화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내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환율이 일시적으로 오르내리는 국면이라면 단기 대응으로 버틸 수 있지만 지금은 사업계획 전반을 다시 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예년보다 환율 상단을 디소 높게 보고 원가 구조와 비용 흐름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가 고환율에 민감한 이유는 주요 원가가 대부분 달러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메모리와 디스플레이 패널, 카메라모듈, 기판 같은 핵심 부품은 물론 반도체 장비와 소재도 달러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환율이 오르면 같은 물량을 들여오더라도 원화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그만큼 늘어난다. 반면 세트·부품 간 거래에서는 납품 단가를 바로 올리기 어려워 고환율이 이어질수록 매출보다 비용 부담이 먼저 쌓이는 구조다.


이는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고환율 기조가 주요 산업에 미치는 영향'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조사 결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은 바이오, 배터리, 석유화학 업종과 함께 '흐림'으로 분류됐다. 환율 상승이 매출 확대에는 일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비용과 해외 투자비 부담이 더 빠르게 커지면서 업황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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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국내 전기전자업계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살펴봐도 고환율의 영향은 사업부문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달러로 매출이 발생해 환율이 오르면 매출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장비 구매와 해외 생산 투자도 달러로 이뤄져 비용 부담 역시 함께 늘어난다. 모바일과 가전 사업은 해외 판매 비중이 높아 매출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부품과 물류 비용도 동시에 올라 환율 효과가 제한적이다. LG전자도 가전·전장 사업은 글로벌 판매 비중이 높아 환율의 긍정적인 영향을 일부 받는 반면, TV 사업은 패널 조달 비중이 커 환율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대기업과 달리 장비·부품사 등 협력사와 중소업체들은 고환율을 버텨낼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가 공개한 '환변동 관련 중소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 기업의 30.9%가 환율 급등으로 피해를 봤다고 답했다. 수출과 수입을 병행하는 기업으로 범위를 좁히면 피해 발생 응답률은 40.7%까지 높아졌으며, '이익이 발생했다'는 응답은 13.9%에 그쳤다. 원자재를 수입해 가공·수출하는 중소기업일수록 환율 상승이 수익 개선보다 경영 부담으로 작용하고, 환율 헤지나 결제 통화 관리, 공급망 다변화 같은 대응 수단을 활용하기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새로운 해법을 찾기보다는 기존에 운용해 온 환율 관리와 비용 통제 체계를 보다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선물환 거래 등을 활용해 단기적인 환율 변동성을 일부 완화하는 한편, 결제 통화와 자금 운용을 조정해 환율 영향이 특정 사업이나 시점에 쏠리지 않도록 관리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공급망을 다변화하거나 핵심 부품 내재화, 설계 변경 등을 통해 원가 변동성을 낮추려는 시도도 이어가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환율 상단 가정을 과거보다 높게 잡는 방식으로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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