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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라인' K-배터리, 수익성 방어 '비상'
조은비 기자
2026.01.19 08:00:16
출하량 감소에 환율 수혜 상쇄…포트폴리오 다변화가 관건
이 기사는 2026년 01월 16일 17시 2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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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 조은비 기자] 국내 배터리 산업이 글로벌 전기차 수요 정체(캐즘)라는 본질적 위기에 더해 고환율이라는 복합 파고를 맞았다. LG에너지솔루션을 필두로 한 배터리 3사의 북미 및 글로벌 공장 가동률은 5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선제적 시장 점유를 위해 단행했던 공격적인 설비 투자가 고환율 국면과 맞물리며, 수익성을 갉아먹는 '달러 기준 고정비'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가장 큰 위협은 전방 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침체와 고환율에 따른 비용 가중의 결합이다. 최근 포드(Ford)는 LG에너지솔루션과 체결했던 9조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해지했고, SK온과의 합작 법인인 블루오벌SK의 켄터키 공장 가동을 연기했다. GM 역시 얼티엄셀즈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며 재고 조정에 나섰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북미 공장은 한국 대비 인건비와 유틸리티 비용이 2배 이상 높은 고임금·고비용 구조"라며 "출하 물량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태에서 환율이 치솟으면 달러로 지불되는 현지 고정비가 원화 환산 시 천문학적으로 불어나 실적에 치명적인 부담이 된다"고 설명했다.


통상 고환율은 수출 기업에 호재지만, 지금처럼 가동률이 급락한 시점에서는 '비용의 역설'이 발생한다. 달러 매출이 기대만큼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 환율 변동성은 오히려 경영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부메랑이 되기 때문이다. 물량이 흔들리면 환율 효과가 수혜가 아닌 공습으로 변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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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러한 실물 경기 측면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재무적 측면에서의 리스크 전이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기업들의 입장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이미 2021년부터 북미 생산 거점 구축을 본격화해 초기 투자의 정점은 지났다"며 "주요 공장들의 건설이 대부분 완료되어 설비 설치 단계에 있는 만큼 고환율로 인한 추가 투자비 급증 우려는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LG엔솔 관계자는 "매출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는 구조와 통화 스왑 등 리스크 방지 장치를 통해 환율 10% 상승 시 세전이익이 약 2367억원 상승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며 "현장의 가동률 저하 리스크와 별개로 재무적 건전성은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3사는 고환율 환경에서 수익성이 높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제2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하고 가동률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 공장의 전기차 라인을 ESS용 리튬인산철(LFP) 라인으로 신속히 전환하며 현지 생산 물량을 확보했다. LG엔솔 관계자는 "주요 거점에서 전기차와 ESS 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생산 체계를 구축해 가동률 리스크에 선제 대응 중"이라고 전했다.


삼성SDI와 SK온 역시 체질 개선이 한창이다. 삼성SDI는 고부가 ESS 제품인 '삼성 배터리 박스(SBB)'를 앞세워 북미 전력용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SDI 측은 "하반기부터 합작법인(SPE) 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가동하며 고성능 NCA와 LFP 제품군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SK온은 포드와의 JV 운영 구조를 재조정하며 특정 고객사에 묶여 있던 물량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ESS 전용 라인과 LFP 배터리 양산에 속도를 내며 고환율에 따른 손익 변동성 관리에 나섰다.


업계 한 전문가는 "2026년은 고환율이라는 변수를 누가 더 안정적으로 통제하고 효율적인 생산 체계를 구축하느냐에 따라 생존이 결정될 것"이라며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려 고환율을 실질적인 수익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차세대 기술에 대한 고삐를 늦추지 않는 기업만이 다음 슈퍼 사이클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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