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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약세가 증시엔 추가동력…IMF 위기와 달라
윤종학 기자
2026.01.16 07:20:16
② 고환율 이겨내는 코스피, 기업이익 늘어날 기대에 환율 안정화는 증시에 호재
이 기사는 2026년 01월 15일 14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윤종학 기자] 원달러 환율 1400원대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국 증시(코스피) 하락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때의 환율 폭등 기억은 '환율 상승 = 증시 폭락'이라는 공식으로 자리매김해왔다. 하지만 코스피 5000 시대를 목전에 둔 2026년 시장의 문법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환율 1450원 이상이라는 유례없는 고공행진 속에서도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코스피를 움직이는 여러 요인 가운데 환율이 미치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졌다는 의미다. 다만 향후 환율 안정화를 점치는 시각이 더 많은 상황에서 원화의 약세가 코스피 상승의 추가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는 장중 4700선을 돌파했고, 환율은 다시 1480원 근처까지 상승 마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환율과 코스피의 동반 상승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과거 환율과 주가의 관계는 대부분 역상관관계였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원화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은 한국 주식을 들고만 있어도 '앉아서 돈을 잃는(환차손)' 상황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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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급등하면 외국인은 자본 유출을 서둘렀고, 이는 다시 환율을 더 끌어올리는 악순환을 낳았다. 과거 '달러당 1100원~1200원'이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상징하는 적정선으로 여겨졌던 이유다. 하지만 지금은 환율 이외의 변수들의 영향이 커지며 그 적정선 자체가 위로 옮겨졌다는 분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의 변화는 주가 변화만큼 불규칙하다"며 "예전에는 환율상승이 주가하락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반드시 이런 흐름으로 움직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짚었다.


최근 환율과 코스피의 공식이 깨진 가장 큰 이유는 기업 이익의 질이 향상됐기 때문있다. 우선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은 단순히 환율 수치만 보고 매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환율 변수를 압도할 정도의 다른 모멘텀이 있다면 투자자들은 그 축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9~10월 환율 상승기에도 외국인이 12조7000억원을 순매수한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당시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실적 전망치가 20~30%씩 상향 조정되자, 외국인들은 환전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한국 주식을 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고환율을 해석해보면 이것이 과거처럼 위기의 징조로 여겨지기 보다는 나홀로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미국의 패권 앞에서 어쩔 수 없는 뉴노멀로 지적되면서, 오히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높은 국내 수출 기업들이 환율 효과를 등에 업고 '역대급 EPS(주당순이익) 성장'을 일궈낼 것으로 해석된다는 설명이다.


역설적으로 현재의 고환율은 외국인에게 진입 적기를 제공한다. 현재의 1450원선 이상의 환율은 펀더멘털을 벗어난 과도한 상승이라는 평가가 많아서다. 증권가 전망처럼 환율 안정화 기조로 돌아서면 지금 달러를 원화로 바꿔 주식을 사는 외국인은 추후 주가가 오를 때 수익을 챙기고, 환율이 내려갈 때(원화 가치 상승) 환전 이익까지 노릴 수 있다. 최근 원화약세로 인해 국내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위기감은 지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 기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고환율 자체는 경제 상황 전체를 놓고 보면 안정화가 필요한 수준이다. 환율이 높으면 원유, 곡물 등 수입 원가가 올라간다. 이는 국내 물가를 자극해 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떨어뜨린다. 장기적으로 증시에 부정적인 요소인 셈이다. 또 지수의 양극화도 일어날 수 있다. 수출 대형주는 웃지만, 원가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 내수 기업과 중소형주는 코스피 5000 시대의 '낙수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는 소외 현상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코스피 5000 시대를 여는 환율의 시나리오를 추정해보면 고환율을 발판 삼아 수출 기업들이 기초체력(실적)을 증명하고, 이를 확인한 외국인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환율이 점진적으로 1300원대로 내려오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환율 1450원 이상은 좀 오버슈팅(과도한 상승)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여 상반기 중 1400원 밑으로 내려가면 추가 코스피 상승에는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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